국가유산청, 2건 등록 예고…"근대기 도량형·불화 연구에 도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근대기 생활사를 알 수 있는 나무 되, 부산 범어사의 대형 불화가 각각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된다.
국가유산청은 '국가표준 도량형 유물(7합5작 가로긴 목제 되)'과 '부산 범어사 괘불도 및 괘불함'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도량형은 길이, 부피, 무게 따위의 단위를 재는 법을 뜻한다.
이번에 등록 예고한 도량형 유물은 가로가 긴 형태의 목제 되로, 약 1천350㎤에 해당하는 부피인 칠합오작(七合五勺)을 기준으로 한다.
도량형을 전문으로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기관인 평식원에서 1902년 제정한 규칙을 기준으로 한 게 아니라 1905년 농상공부 평식과가 정한 도량형법을 따랐다.
농상공부는 1895년 농업·상업·공업 등의 행정을 관장하던 기관이다.
국가유산청은 "공인기관의 검정을 받았다는 점을 알 수 있는 '평'(平) 자가 남아있다"며 "당시의 도량형 운영 체계와 근대기 도량형 및 생활사 변천을 보여주는 유물"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범어사 괘불도는 가로 610㎝, 세로 1천80㎝ 크기의 대형 불화다.
범어사에서 큰 법회가 열릴 때 야외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림 하단에 '대한광무 9년'(1905년)에 조성됐다는 사실과 제작에 참여한 승려 16명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괘불도를 보관하는 함인 괘불함은 대웅전 불단 뒤쪽 공간에 보관돼 왔다. 괘불도와 같은 금속 재질의 문양 장식이 있어 같은 시기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전통 불화 도상을 기반으로 현대적인 음영 기법을 활용한 20세기 초의 시대적인 특성이 잘 드러나 있어 근대기 불화 연구에 이정표가 될 만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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