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조엔 초과 日기업 18곳…작년 연말 대비 8곳 늘어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이하 닛케이지수)가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39,894로 장을 마감했다.
연간 상승 폭은 6,430포인트로 작년 연말 종가 대비 19%가량 올랐다.
연말 종가 기준으로 '거품(버블) 경제' 시기였던 1989년의 38,915를 35년 만에 뛰어넘는 역대 최고치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이 전했다.
이 신문은 생성형 인공지능(AI) 호황과 상장기업 자본 효율 개선 등의 영향으로 닛케이지수가 상승했다고 짚었다.
닛케이지수는 올해 1월부터 꾸준히 올라 여러 차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최고치는 7월 11일 기록한 42,224, 최저치는 8월 5일의 31,458이었다. 8월 초에는 사상 최대폭 하락과 상승을 거듭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최고치와 최저치의 차는 10,765포인트로, 거품 경제 붕괴로 증시가 급락했던 1990년(18,491포인트)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주식시장이 불황을 겪었던 2020년(11,015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 시장에서 연간 주가 상승률이 100%를 넘은 기업은 29곳이었다.
특히 광섬유와 전선 등을 생산하는 후지쿠라는 작년 연말 종가와 비교해 주가가 504%나 올랐다.
한편, 지난 27일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10조엔(약 93조원)을 넘은 일본 기업은 18곳으로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 8곳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도요타자동차가 시가총액 50조3천억엔(약 469조원)으로 일본 기업 중 1위였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올해 전반부에 판매 호조, 가격 인상 효과로 주가가 크게 상승해 닛케이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짚었다.
도요타에 이어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22조1천억엔), 소니그룹(21조엔), 리쿠르트홀딩스(18조9천억엔), 히타치제작소(18조5천억엔) 순으로 시가총액이 많았다.
히타치제작소는 올해 1월 처음으로 시가총액 10조엔을 돌파한 이후 송배전, 디지털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주목받으면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외에 유니클로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17조4천억엔), NTT(14조2천억엔) 소프트뱅크그룹(13조6천억엔), 닌텐도(12조1천억엔) 등도 시가총액이 10조엔을 넘었다.
닛케이는 시가총액 10조엔을 넘는 일본 기업이 작년에 비해 많이 증가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2000년 이후 창업한 (일본) 기업 중 '10조엔 클럽'에 포함된 곳은 전혀 없다"며 "신생 기업이 육성되지 않는 것이 미국과 격차를 낳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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