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강력한 수요에 채권 발행 계획 등 앞당겨"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올해 전 세계 기업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부채를 조달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업들이 강력한 투자 수요 환경 아래서 채권 발행 계획을 앞당긴 결과로 FT는 분석했다.
시장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올해 기업 채권 발행과 레버리지론은 작년보다 3분의 1 이상 증가한 7조9천300억달러를 기록해 이전 최고치인 2021년 규모를 넘어섰다.
레버리지론은 투자부적격 등급의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활용하는 변동금리 부채의 한 형태다.
FT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다른 중앙은행들이 수십 년 만에 가장 높은 기준금리를 내리기 이전부터 강력한 수요가 차입 비용을 끌어내리면서 기업들의 빚 조달 규모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국채에 비해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처음에는 기업들이 미국 대선을 둘러싼 시장 변동성을 피하고자 채권 발행을 앞당겼고 대선 이후에는 스프레드가 더욱 작아지자 일부 기업들이 내년 계획까지 앞당겼다고 은행들은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채권시장 공동 책임자인 태미 세르비는 "처음에는 '올해 자금 조달 위험을 줄여보자'는 것이었는데 그 뒤에는 '조건이 꽤 매력적이니 내년 발행 계획도 앞당기는 게 어떨까'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BofA 자료에 따르면 미 대선 이후 미국 투자등급 채권의 평균 스프레드는 1990년대 후반 이래 가장 적은 0.77%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스프레드는 좁혀졌지만 미 국채 수익률이 높은 까닭에 기업들의 조달 비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3년 전 2.4%였던 투자등급 기업 채권 수익률은 5.4%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높은 채권 수익률이 투자 수요를 늘리면서 올해 글로벌 기업 채권 펀드에 역대 최대인 약 1천700억달러가 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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