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F-16 우크라 지원에 "모든 무기는 우리의 표적"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러시아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생산·배치를 중단하기로 했던 조약(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미국도 이미 이 조약을 탈퇴했다는 이유에서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관영 매체인 리아노보스티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전략 지역에서 벌이는 '불안한 행동'과 그에 따른 위협을 분석·평가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조약은 더는 실행 가능하지 않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며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경고를 오만하게 무시했고 실제 중·단거리 무기를 세계 여러 지역에 배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INF는 1987년 12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서명으로 체결됐다.
사거리 500∼5천500km인 중·단거리 탄도 및 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러시아가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시리즈를 개발하고 미국이 유럽 미사일 방어 시스템(MD) 구축을 추진하면서 군축 기조가 흔들렸다.
러시아가 2017년 발트해 연안에 이스칸데르를 실전 배치하자 미국은 2019년 INF 파기를 선언하고 이 조약에서 공식 탈퇴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덴마크가 최근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점을 두고 "우크라이나의 나치 세력을 지원하는 행동은 갈등을 고조시키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며 비판했다.
이어 "이런 행동 탓에 러시아는 국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군사·기술적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서방국들이 제공한 모든 무기는 우리의 정당한 표적이며 우리 군에 의해 효과적으로 파괴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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