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데일리한국 정상명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형사 사건으로 기소된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장에 대한 재판이 내년 초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광주·전남 국회의원 5명 중 3명은 검찰이 당선무효형을 구형, 새해 1~2월 1심 선고 기일이 잡혔다. 2명은 같은 기간 집중심리를 통해 혐의를 다툰다. 전남 지자체장 중 재판을 받고 있는 4명 중 3명은 대법원의 최종 결론만 남둔 상태로 올해 상반기 법원의 판단에 직위 유지 또는 상실이 달렸다.
공직선거법상 당선자 본인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거나 당선자의 배우자, 회계책임자 등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을 경우 당선인의 당선은 무효 처리된다. 또 선출직 공직자가 형사 사건에서 금고형 이상이 확정되면 직을 상실하고, 피선거권을 제한받는다.
지역 국회의원 중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의 1심 선고가 가장 먼저 나온다.
김 의원은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SNS에 공표·게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 의원에게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다. 김 의원은 "당시 여론조사에 억울함과 불만이 있었다"며 "과욕이 있었던 것 같다"고 최후 진술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는 내년 1월 9일 오후 1시 50분에 김 의원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1월 17일 오후 2시에는 신정훈 민주당 의원(전남 나주·화순)에 대한 선고공판이 광주지법 제12형사부
신 의원은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20여 명의 주민에게 '권리당원, 일반 시민 이중투표'를 권유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신 의원에게 벌금 500만 원을 구형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광주 광산구갑)의 선거캠프 회계책임자에 대한 재판도 같은 재판부가 맡았다. 박 의원 측 회계책임자는 총선 과정에서 법정선거비용 상한선인 1억 9000만 원보다 2880만 원가량을 초과해 선거비를 사용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검찰은 책임자에게 벌금 400만 원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2월 7일 오후 2시를 선고 기일로 잡았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도걸 민주당 의원(광주 동남을)과 정준호 민주당 의원(광주 북구갑)에 대한 재판도 속도를 낸다.
안 의원은 친척인 A 씨 등과 공모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사이 당내 국회의원 후보 경선과 관련한 지지 호소 문자 5만1346건을 불법 발송한 혐의다. 또 경선운동관계인 10명에게 2554만 원의 대가성 금품을 지급한 혐의, 연구소 운영비 명목 등으로 4302만 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는다.
정준호 의원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전화홍보원 12명을 고용, 약 1만5000건의 홍보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하고 문자홍보원 2명에겐 약 4만건의 홍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대가로 520만 원을 지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인으로부터 자녀 보좌관 채용 명목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안 의원과 정 의원은 모두 공소 사실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 사건을 6개월 안에 심리한다는 강행규정을 지키기 위해 각 의원에 대한 '1~2월 집중심리'를 예정, 1월에 각 의원에 대한 3차례의 재판을 열고 2월 초에도 기일을 잡아뒀다.
각종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전남 지자체장들은 내년 상반기 직위 상실 가능성이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 받은 이병노 담양군수는 상고로 대법원 판단만을 남겨뒀다. 이 군수는 2022년 3월 6일 선거캠프 관계자, 선거구 주민 등 8명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되자 변호사비를 대납해 준 혐의다. 이 군수의 상고는 이달 12일 주심대법관과 재판부가 배당됐으며 재판부는 13일부터 상고이유 등 법리검토에 들어갔다.
직권남용 등의 형사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박우량 신안군수도 내년 대법원의 판결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 군수는 2019년 6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친인척 등으로부터 청탁을 받은 9명을 기간제근로자로 채용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박우량 군수의 상고 또한 지난달 9일 법리검토가 개시됐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본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아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1심 무죄에서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형의 유죄로 뒤집혔다.
박 시장의 부인 A씨는 2021년 11월 시장 선거에 출마한 상대 후보자의 당선무효를 유도하기 위해 지인들을 이용해 금품을 요구하고 건네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A씨의 상고에 대한 법리 검토를 개시했으며, A 씨 측은 상고이유 보충서를 추가로 제출하며 1심의 주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법 심리가 진행된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결론 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뇌물수수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군수는 2020년 재·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수의계약을 청탁한 B 씨로부터 888만원 상당의 맞춤양복 구입비를 대납받은 혐의를 받는다. 올해 1월말 불구속 기소된 이 군수는 1년간 혐의를 재판에서 다퉈왔다. 이 군수에 대한 재판은 내년 1월 14일 속행되며 상반기 중에 결심공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