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불안감 휩싸인 여행객들…"타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연합뉴스 2024-12-29 17:00:11

모친 전화로 탑승 만류·5살 아들 "무섭다" 뒷걸음질…항공여행객에 여파

김포공항서 탑승 수속하는 제주항공 승객들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여파가 항공업계와 여행객들로 이어졌다. 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던 승객들은 착잡한 표정이었다.

29일 오후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탑승 수속을 기다리는 제주항공 승객들의 얼굴에선 여행의 설렘보다는 걱정과 불안이 앞서 보였다.

항공사 직원들 또한 연신 휴대전화로 뉴스를 확인하며 새로운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오후 4시 5분 출발하는 제주행 항공편을 예매한 신우주(26)씨는 연합뉴스와 만나 "사고가 난 항공사를 이용하는 거다 보니 불안하지만 일정을 이미 다 잡아놔서 취소할 수 없어서 예정대로 가게 됐다"며 "함께 여행 가는 친구들끼리는 '배를 타고 가야 하나'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여행을 떠나는 20대 A씨도 "안 그래도 평소 비행기를 탈 때마다 살짝 불안했는데 이번 사고 이후에는 더 무서울 수밖에 없다"며 "방금 어머니께서 전화가 와 '꼭 가야겠느냐'고 걱정하시기에 '빨리 다녀와서 뵙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한 승객은 일행에게 "지금 이 비행기를 타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중얼거리기도 했다.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들 역시 TV 뉴스 화면에 눈을 떼지 못했다. 한 시민은 항공기가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는 장면을 보며 "아이고, 어떡하냐"는 탄식만 연발했다.

가족 여행을 떠나는 김모(42)씨는 "5살 아들이 뉴스를 보더니 '무서워서 비행기 타기 싫다'고 떼를 쓰는데 쉽게 안심시켜줄 수가 없었다"며 "서울 한복판에서도 압사당하는데 이제는 해외로 떠나도 돌아오는 길에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할 수 있다니 어디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away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