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블룸버그 달러화 지수 7.4% 상승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올해 미국 달러화 가치가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가 유지되면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 위협이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면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주요 10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가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7.4% 상승, 2015년(9.0%)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4.8%, 6.2% 상승했으나 지난해 2.7% 하락세로 돌아섰고 올해 다시 큰 폭 상승세로 반전한 것이다.
중앙은행들이 경기 둔화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주요 선진국의 모든 통화는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일본 엔화, 노르웨이 크로네, 뉴질랜드 뉴질랜드 달러 등이 달러화 대비 10% 이상 하락해 주요 10개국(G10)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과를 냈다.
유로화는 5.5% 하락한 유로당 1.04달러까지 밀렸다.
바클레이스의 외환전략가 스카일라 몽고메리는 "올해 달러화 강세를 지지한 주축은 미국 경제의 힘이었다"며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적게 내림으로써 미국 금리가 다른 나라들보다 높게 유지됐고 이것이 역사적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달러화 가치는 이달 초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도 내년 예상 금리인하 폭을 1%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낮추면서 2년 만에 최고치에 도달했다.
그러나 월가에선 내년에 달러화가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비상업적인 투기적 거래자들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달러 강세에 대한 베팅을 늘렸고 이후에도 이런 추세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달러화 강세에 베팅한 계약 규모가 현재 약 282억달러로, 지난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골드만삭스의 카마크샤 트리베디 애널리스트는 지난 20일 내놓은 메모에서 "지금의 달러 강세는 트럼프 당선인이 약속한 관세 요인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돼 중기적으로 달러화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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