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LPG, 세제혜택 축소?…전기차 늘린다고 차별에 불만

뷰어스 2024-12-29 13:00:08

하이브리드차와 LPG차 등은 전기차로의 전환기에 친환경차 역할을 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정부의 세제혜택 축소와 저공해차 기준 제외 방침으로 소비자들의 혼란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수요에 힘입어 하이브리드차 신차를 잇달아 출시하며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 하이브리드차, 세제혜택 축소…저공해차 분류 제외에 소비자 불만

27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환경부는 친환경차, 저공해차 기준을 강화해 하이브리드차와 LPG 차량 등의 세제혜택을 축소하거나 제외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앞서 친환경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조치를 오는 2026년 말까지 2년간으로 연장했다. 하지만 감면 한도는 여전히 줄인다는 방침이다.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순수 전기차와 수소차의 감면 한도는 각각 300만원과 400만원으로 유지했지만,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에 대해선 100만원에서 70만원으로 감면 혜택을 줄인다. 또한 취득세 40만원 감면도 종료될 예정이다. 이에 하이브리드차 세제 혜택 규모는 올해 183만원에서 내년 100만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의 일방적인 전기차 촉진 정책 추진도 소비자의 불만과 혼란을 야기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모양새다. 환경부는 지난 2022년부터 세제혜택을 주는 ‘저공해차’ 분류에서 하이브리드차와 LPG 차량 등을 올해와 내년에 순차적으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면서 현재 유보된 상태다.

르노 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가 지난 11월 영업일 기준 출시 54일 만에 누적 판매 1만5912대를 기록했고, 이 중 하이브리드는 96.3%인 1만5323대 판매되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그랑 콜레오스 시승 모습. (사진=르노 코리아)


환경부는 ‘저공해차’를 세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1종 저공해차로 분류되며, 완전한 무공해 차량으로 간주한다. 하이브리드차는 2종 저공해차로, LPG와 CNG 차량 등은 3종 저공해차로 나뉜다.

자신의 차량이 저공해차인지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 센터 관계자는 “이전에 하이브리드차와 LPG차량도 저공해차를 제외한다는 방침이 있었지만, 현재는 유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나 LPG 차량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라든지 저공해차 분류 제외는 결국 전기차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 적응할 시간을 제공하고 정책 변경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조율이 이뤄지지 않으면 소비자와 업계 모두에게 피해가 가고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 전기차 줄고 하이브리드차 수요 늘어…“높은 연비 이유로 찾아”

이러한 정책과 달리 완성차 업계에선 전기차 캐즘 속 하이브리드차와 LPG차를 대안으로 보고 있다. 잇단 화재와 충전기 불충분 문제로 전기차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연료비를 아낄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와 LPG 차량을 찾고 있어서다.

실제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1~11월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5만230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3% 늘었다.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도 이미 2023년의 연간 판매량인 28만4923대를 훌쩍 넘어섰다. 반면 전기차는 1~11월 13만9067대로, 지난해 대비 7.2% 줄었다.

완성차 업계도 전기나 LPG와 가솔린이 결합된 형태의 하이브리드차를 출시해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현대차는 6년 만의 완전변경 대형 SUV인 ‘디 올 뉴 팰리세이드’가 사전계약 첫날에만 3만3000대 이상 팔렸다. 이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체 계약의 7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솔린 모델보다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이 600만원 이상 비싸도 이를 선택한 것이다.

현대차 완전변경 대형 SUV '디 올 뉴 팰리세이드' (사진=현대차)


르노 코리아도 ‘그랑 콜레오스 E-테크 하이브리드’가 인기를 끌면서 최근 국내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11월 기준 르노 코리아는 국내 판매 7301대, 해외 판매 7879대로 지난해 대비 235.6% 증가한 1만5180대를 기록했다.

특히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는 9월 첫 출시 후 11월 말까지 영업일 기준 54일 만에 누적 판매 1만5912대를 기록했고, 이 중 하이브리드는 96.3%인 1만5323대 판매했다.

르노 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 최대한 많은 고객에게 그랑 콜레오스 인도를 위해 12월 한 달간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을 시행하고 추가 생산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KG 모빌리티(KGM, 옛 쌍용자동차)는 가솔린과 LPG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인 ‘바이퓨얼’ 모델을 기존 토레스에만 적용한 데 이어 액티언, 토레스 밴, 코란도, 티볼리 등 4개 모델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KGM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높은 경제성의 LPG를 선호하고 있다”며 “바이퓨얼은 경제성 높은 LPG와 가솔린의 엔진 성능을 동시에 사용해 각각의 장점을 결합한 방식으로, 가솔린 모델 대비 30~40%의 연료비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