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기업 37% "5년 후 사업 철수 및 이전·축소 전망"

연합뉴스 2024-12-29 12:00:18

산업연 中 진출기업 500개사 설문조사…55%는 "현재 사업 가동률 60% 미만"

경쟁 심화·미중 분쟁·현지 생산비용 상승 등 철수·이전 요인

중국 진출 기업의 향후 5년 사업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의 37%가 5년 이후 중국 내 사업을 철수하거나 이전·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중국 진출 기업의 절반 이상은 올하반기 현재 사업체 가동률이 60% 이하라고 응답했다.

산업연구원은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중국한국상회와 공동으로 지난 7∼9월 중국 진출 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조사에 응한 기업은 업종별로 제조업 63.6%, 서비스업 35.2% 등이었고, 응답 기업의 89%가 중국 징진지, 장강삼각주, 산둥, 광둥 등에 위치했다.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37%는 5년 후 사업을 철수·이전하거나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는 철수가 8.8%, 이전 3.6%, 축소 24.6%였으며 확대와 유지 전망은 각각 13.8%, 49.2%였다.

응답 기업의 55.2%는 올해 하반기 사업 가동률이 60% 미만이라고 답했다.

'20% 미만'은 8%, '20∼40%'는 11%, '40∼60%'는 36.2%로 집계됐다.

가동률이 20% 미만이라고 답한 곳은 산업별로 기타 서비스(22%), 도소매 유통(17%), 서비스업(15.9%), 전지·석유화학(14.3%), 기타 전기·전자(10.3%) 등이었다.

철수 및 이전을 고려 중인 기업들이 꼽은 이전 요인은 경쟁 심화(28.3%), 미중 분쟁(24.5%), 현지 생산 비용 상승(17%) 등 순이었다.

산업연구원은 "현지 중국 기업의 경쟁력 상승으로 인한 경쟁이 심화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철수 및 이전을 고려하는 대상 지역은 기타(43%), 동남아(36%), 한국(14%), 서남아(5%), 북미(2%) 등 순이었다.

응답 기업의 53.8%는 향후 대부분 중국의 대내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기업은 수요 시장 변화(24%), 중국 정부 정책(21%), 생산 비용 상승(18%), 정치적 제재(15%), 불공정 경쟁·외자기업 규제(11%) 등을 대내 환경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가장 민감한 글로벌 대외환경

가장 민감한 글로벌 대외 환경으로는 미중 분쟁(35%)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지정학적 위기(24.2%), 한반도 이슈(23.6%), 공급망 변화(6.8%), 환율 변화(5.6%), 보호무역주의 확대(3.6%) 등 순이었다.

응답 기업의 58%는 핵심산업 기술 자산 유출 경험이 '없다'고 답했지만, '기술 유출이 있었다'는 응답과 '유출 위협이 있었다'는 응답도 각각 21%에 달했다.

이 같은 중국 대내외 환경 변화와 사업 조건은 최근 대중(對中) 직접투자 감소 추세로 이어졌다.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직접투자통계'에 따르면 대중 직접 투자는 2022년 85억4천만달러에서 2023년 18억6천700만달러, 올해 6월 기준 5억7천500만달러로 가파르게 줄어들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 내 경영 환경은 경쟁 심화, 기술 유출 위험 등으로 악화하는 가운데 미중 분쟁의 격화로 대외환경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 정책에 대한 대응으로 양국 정부 간 협의 채널을 강화하고, 중국 내 한국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을 확대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미국 등의 대(對)중국 관세 인상 등의 보호주의 확대가 중국 내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wi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