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꼭 낳아야 할까…실라 헤티 장편소설 '마더후드'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오늘도 이것으로 좋았습니다 = 나태주 지음
"자세히 보아야 / 예쁘다 // 오래 보아야 /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나태주 시 '풀꽃1')
내년 등단 55년이 되는 나태주 시인의 작품집이다. 그의 시들을 위로, 사랑, 행복, 희망 4개의 키워드로 각각 22편씩 총 88편을 묶고, 책 말미에 짤막한 산문도 한 편 실었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은 시집 '대숲 아래서', '풀꽃'을 비롯해 총 150여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작년 제9회 윤동주문학대상을 받았다.
시인은 산문에서 "우리의 하루하루는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날들의 연속"이라며 "정년 퇴임 후에 내는 여러 권의 책들도 버킷 리스트 가운데 하나였다"고 고백한다.
열림원. 280쪽.
▲ 마더후드 = 실라 헤티 지음. 구원 옮김.
"다음 주에 나는 서른일곱 살이 된다. 어떤 결정은 고민할 시간을 많이 주지 않는다. 자기가 아이를 과연 원하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서른일곱 살 여자들, 우리가 아이를 낳은 뒤의 삶을 어떻게 예측할 수 있겠는가?"
캐나다 소설가 실라 헤티의 장편으로 30대 후반에 접어든 주인공이 아이를 낳을지 고민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이혼한 주인공은 10대부터 알고 지낸 지적인 남성 마일스와 오랜 연인 관계다. 마일스는 이미 어린 시절 뜻하지 않게 낳은 딸이 있어 자녀를 낳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결정은 네 몫"이라고 말한다.
아이를 낳을지 선택해야 하는 주인공은 자기가 정말 아이를 원하는지, 아니면 단지 존경받는 어머니가 되고 주변의 칭찬을 받고 싶을 뿐인지 자신의 마음을 궁금해하며 혼란에 빠진다.
주인공은 아이의 입장에선 태어날지 말지, 어떤 부모를 만날지 선택할 수 없다는 데 생각이 이르고 아이를 낳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고민한다.
소설은 출산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해 한 인간의 사명과 정체성,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게 사는 것의 의미를 다뤄 영미권에서 호평받았다. 뉴욕타임스 서평가 드와이트 가너는 이 작품을 2018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했다.
코호북스.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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