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연소·최초의 센터백…EPL 새역사 쓴 김지수

연합뉴스 2024-12-29 09:00:15

브렌트퍼드 입단 18개월 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

'제2의 김민재'로 기대받는 만 20세 중앙수비수

브렌트퍼드 김지수가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른 브라이턴과 경기 장면.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중앙수비수 김지수(브렌트퍼드)가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무대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한국 축구사의 새 장을 열었다.

김지수는 2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영국 브라이턴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4-2025 EPL 18라운드 원정 경기(0-0 무승부)에서 선발 출전한 중앙수비수 벤 미의 부상으로 후반 33분 교체 투입됐다.

이로써 김지수는 지난해 6월 브렌트퍼드 입단 이후 18개월 만에 EPL 데뷔전을 치렀다.

브렌트퍼드 구단도 경기 후 바로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김지수가 EPL에 첫선을 보인 소식을 전했다.

김지수의 프리미어리그 데뷔 소식을 전한 브렌트퍼드.

김지수는 브렌트퍼드 합류 후 2군 팀에서 뛰다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1군 팀으로 승격했지만, 그동안 EPL 경기에는 단 한 차례도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지난 9월 18일 레이턴 오리엔트(3부리그)와의 2024-2025 카라바오컵(리그컵) 3라운드(32강) 홈 경기에서 후반 32분 교체로 나선 것이 브렌트퍼드 1군에서의 유일한 출전 기록이었다.

김지수는 EPL 경기를 뛴 15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김지수에 앞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울버햄프턴), 이동국(미들즈브러), 김두현(웨스트 브로미치), 조원희(위건), 이청용(볼턴), 지동원(선덜랜드), 박주영(아스널), 기성용(스완지시티),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 김보경(카디프시티),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EPL 그라운드를 밟았다.

다만 전문 중앙수비수는 김지수가 처음이다.

이영표, 조원희, 윤석영 같은 선배 수비수들이 먼저 EPL에서 뛰었지만, 이들의 주 포지션은 측면 수비수였다.

지난해 9월 브렌트퍼드 구단 훈련장에서 국가대표팀과 훈련 중이던 김지수.

아울러 지난 24일 스무번째 생일을 맞은 2004년생 김지수는 한국 선수 최연소 EPL 데뷔 기록도 새로 썼다.

지동원이 2011년 8월 리버풀과의 2011-2012시즌 개막전 원정경기에서 선덜랜드의 교체 선수로 투입되며 세운 만 20세 3개월이 종전 기록을 김지수가 갈아치웠다.

김지수는 18세이던 2022시즌 준프로 신분으로 성남FC에서 K리그1에 데뷔해 19경기(1도움)를 뛰었다. 성남이 K리그2(2부)로 강등한 2023시즌에는 정식 프로 계약을 맺고 1경기에 출전한 뒤 브렌트퍼드와 계약하며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김지수, EPL 진출 위해 출국

김지수는 일찌감치 한국 축구의 수비를 책임질 유망주로 평가받아왔다.

192㎝의 장신에 축구 지능도 높아 '제2의 김민재(뮌헨)'로 성장하리라는 기대가 크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그는 특히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주전 수비수로 우리나라가 치른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6경기 풀타임)해 4위를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아직 A매치는 치르지 못했지만 지난해 9월 유럽에서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경기를 가진 국가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된 데 이어 올해 초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에 들기도 했다.

당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김지수를 계속 지켜봐 왔다면서 "김지수가 앞으로 한국 축구를 위해 큰 역할을 할 선수"라고 믿음을 보낸 바 있다.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