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박종훈 경남교육감 "미래 교육비전 구체화로 새 도약 발판 마련"

연합뉴스 2024-12-29 09:00:13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는 유감…새해 고교학점제 도입·교권침해 대응 강화

"남은 임기 동안 도민과 함께 경남교육 미래 준비·기반 다지는 일에 전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29일 "새해에도 교육 본질을 지키고 미래 교육 체제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신년을 앞두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 자립과 공존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미래 역량을 기르도록 돕는 것이 교육적 사명임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는 교육 철학을 강조했다.

그는 2024년 성과와 새해 도입하는 고교학점제에 관해 설명하고, 당면 과제인 교권 침해 대응과 마을교육공동체 관련 조례 폐지에 대한 입장도 언급했다.

다음은 박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2024년 경남교육 정책에서 큰 성과는.

▲ 올해는 급변하는 교육에 대한 도민 기대와 희망을 담아 미래 교육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학교 중심 정책 편성, 교육 공공성 강화, 미래 교육 체제 구축 및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태교육이 대표적인 성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얼마 전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경남 진주에서는 한 고등학교 학생이 과제로 제출한 시 한 편이 문예지에 등단한 일이 있었다. 이것은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경남교육의 '배움 중심 교육' 덕분이라고 확신한다.

-- 2024년 경남교육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 도의회에서 '경남 마을교육공동체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를 폐지해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이다. 대단히 유감스럽다.

조례 폐지는 단순히 하나의 법안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교육과 돌봄을 책임진다는 중요한 가치가 훼손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업을 할 수 없게 만들어 놓고 후속 조치를 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상식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모순된 지시를 의회가 내렸다.

이에 대법원의 판단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우리 아이들 교육과 미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책임과 의지다. 교육은 곧 미래인데, 학교와 마을이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교육공동체를 반드시 되살리겠다.

박종훈 경남도 교육감

-- 비상계엄과 탄핵 관련해 도민과 학생, 교육 공동체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45년 만에 다시 선포된 계엄령은 우리 사회를 혼란과 불안 그리고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수많은 희생을 통해 되찾은 민주주의를 퇴행시키는 부끄러운 사건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5만명의 청소년이 거리로 나와 시국선언을 하는 것을 봤다. 이들의 행동은 역사를 이해하고 시대의 흐름을 고민하는 의식 있는 선택과 실천이었다.

아이들에게 '3·15 의거', '부마민주항쟁' 정신을 이어주려고 한다. 자랑스러운 경남 민주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 세대가 당당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

-- 교육계 당면 과제 중 하나인 교권 침해에 대응 방안은.

▲ 올해 3월 교육감 직속으로 '교육활동 보호 담당관'을 신설하고 교육지원청에 30여명의 전문 인력을 배치했다. 이를 통해 교권 침해를 예방하고, 심리적·정서적 치유까지 책임지는 체계를 마련했다.

또 교권보호위원회를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하고, 거점교육지원청에 교권 보호 대응전문가를 배치하는 등 학교에서 발생한 교권 침해 사안 193건을 신속하게 처리했다. 특히 무고한 아동학대 신고로 피해를 본 교원들을 위해 '교육감 의견서' 74건을 제출했으며, 이에 따라 검찰 기소는 단 한 건도 없었다.

-- 고교학점제가 새해 도입된다. 준비 사항이 궁금하다.

▲ 우리 교육청은 이미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 연구·준비 학교를 운영해 오면서 교육과정 설계와 과목 선택의 기반을 마련했다. 2023년에는 도내 모든 일반고교를 연구·준비 학교로 지정해 운영했다.

또 고교학점제 핵심 교원 현장지원단을 통해 학교 방문 컨설팅을 지속해 하고 있다. 고교학점제 대비 학교 공간 혁신 사업도 올해 모두 완료했다.

박종훈 교육감 취임 10주년 기자간담회

-- 임기 종료 후 교육감 진로에 대해서도 궁금해하는 도민이 많다.

▲ 임기 이후 저의 계획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는 지금,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하기보다는 맡은 역할과 임무에 충실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은 임기 동안 도민 여러분과 함께 경남교육의 미래를 준비하고, 그 기반을 다지는 일에 전념하고자 한다.

임기가 끝난 후에도 저는 교육과 함께 할 것이다. 어느 자리에 있든 우리 아이들과 경남교육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 교육의 가치가 실현되는 곳이라면, 그곳이 제가 있어야 할 자리라고 믿는다.

-- 도민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제가 걸어온 길이 작은 디딤돌이 돼 다음 세대가 더 나은 교육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지난 10년의 신뢰와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아이들이 꿈꾸고 행복하게 배우는 경남 교육을 위해 끝까지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새해에도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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