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들, 멤버십으로 '단골' 잡기 분주…"시장 재편에 경쟁 가열"

연합뉴스 2024-12-29 08:00:09

제주항공, 1천30만 회원 'J포인트'…티웨이항공, 업계 첫 구독형 멤버십

진에어, 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 앞두고 '나비 포인트' 개편 고심

국내 저비용항공사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멤버십 제도를 앞세워 충성 고객을 늘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LCC 시장에서 브랜드를 차별화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라 지각변동을 앞둔 LCC 업계 강자들의 멤버십 경쟁도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 '빅3'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는 모두 각양각색의 멤버십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업계 1위 제주항공은 2006년 도입한 상용 고객 우대 제도 'JJ클럽'을 2015년 11월 포인트 사용 편의성과 적립률을 확대한 '리프레시 포인트' 회원제로 개편했다. 회원 수는 지난 10월 1천만명을 넘은 데 이어 현재 1천30만여명에 달한다.

리프레시 포인트 회원 수 증가 추이(지난 10월 기준)

실버부터 VIP까지 4개 등급별로 항공 운임의 5∼10%를 적립해 준다. 포인트는 항공권뿐 아니라 기내식이나 사전 수하물 등 부가 서비스 구매에도 활용할 수 있다. 대형 항공사(FSC)의 마일리지와 달리 포인트 항공권에 좌석 제한을 두지 않는다.

회원제와 포인트 명칭은 다음 달 16일부터 각각 'J멤버스', 'J포인트'로 변경된다.

제주항공은 일단 제도의 세부 내용은 유지된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고객 혜택을 더 키울 공산이 크다. 업계 1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추후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을 흡수 합병하면 1위가 뒤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작년 기준으로 '통합 진에어'의 매출은 2조4천685억원으로 제주항공(1조7천24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다.

티웨이플러스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노선을 이관받아 몸집을 불린 티웨이항공도 멤버십 강화를 통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2월 국내 항공업계에서 처음으로 구독형 멤버십인 '티웨이플러스'를 도입했다. 지난 6월에는 유럽 노선 취항에 따라 장거리 노선 혜택을 넓히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6개월에 3만9천원을 받는 라이트 등급과 1년 단위로 최대 89만9천원인 베이식, 프라임, 플래티넘 등급 등 4가지로 나뉜다. 포인트를 모을 필요 없이 구독 즉시 혜택이 제공되는 점이 특징이다.

혜택은 비즈니스 업그레이드 기회와 무료 사전 좌석 선택·여정 변경 등이다. 특가 프로모션에도 우선 참여권을 준다.

티웨이플러스 회원 중에는 올해 10월까지 비즈니스 승급 혜택을 총 71차례 받은 사례도 있다고 티웨이항공은 소개했다.

회원 수는 작년 말 1만6천명에서 1년 새 2만4천명으로 늘었다.

항공업계

진에어도 통합 이후 경쟁력 강화와 에어부산의 멤버십 혜택 유지 차원에서 다소 제한적인 현행 제도를 손볼 가능성이 있다. 에어서울은 별도 멤버십이 없다.

진에어의 '나비 포인트' 멤버십(2012년 7월 도입)은 항공편 탑승 시 일정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스탬프 개념이다. 다만 이는 국내선 항공권 구매에만 쓸 수 있고 국제선이나 부가 서비스·상품 등에는 사용할 수 없다.

에어부산은 2014년 도입한 '플라이 앤드 스탬프' 제도 하에서 항공편 탑승으로 모은 스탬프를 국제선 항공권 구매에도 쓰도록 하고 있다.

진에어 관계자는 멤버십 제도 통합 방향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부분은 없으며 적절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시장 재편 이후 업계 선두를 노리는 LCC들이 제각기 멤버십 혜택 강화에 더욱 공을 들이며 단골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향후 시장 재편에 따라 LCC 업계에 더욱 참신하고 폭넓은 멤버십 혜택이 등장할 것"이라며 "다만 멤버십 경쟁이 과열되면 결국 특가 경쟁처럼 '제 살 깎기' 식의 위협 요소가 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