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이 항의하러 찾았다 농성, 이후 서면 시위대까지 합류
국민의힘 "물리력으로 의정활동 겁박하는 행위 중단해야"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부산시민 수천명이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인 박수영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가 8시간 동안 항의 농성을 벌였다.
28일 오후 부산 남구 박 의원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힘 해체를 주장하는 시민 수천명이 모여 항의 집회를 열었다.
시민들은 LED 촛불을 들고 '윤석열 탄핵 체포', '국민의힘 해체' 등이 쓰인 피켓을 흔들며 규탄 발언을 했다.
박 의원 사무실 내부와 계단에서도 60명이 점거를 하고 연좌 농성을 벌였다.
이날 시위는 급작스럽게 번졌다.
오전 11시 자신들을 민주노총 관계자 등 30여명이 박 의원 사무실을 찾아가 "내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며 시작됐다.
당시 박 의원은 매주 토요일 지역구 사무실에서 진행하는 민원인과의 만남 행사를 하고 있었다.
항의하는 시민들이 찾아오자 박 의원을 포함한 의원실 관계자들은 위원장실 내부로 들어간 뒤 경찰에 질서유지를 요청했다.
이에 방문한 시민들은 면담을 촉구하며 농성에 나섰고, 출동한 경찰과 낮 12시부터 8시간 15분가량 대치를 해왔다.
농성 소식이 시민사회로 퍼지면서 박 의원 사무실 밖에는 시민들이 빠르게 결집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날 오후 4시 서면에서 있었던 '윤석열 구속 파면 부산시민대회' 참석자들이 집회를 일찍 종료하고 박 의원 사무실 앞으로 행진하면서 시위 규모가 커졌다.
시민단체들이 추산한 박 의원 사무소 앞 시민들의 숫자는 5천여명에 달했다. 박 의원 측은 1천700여명으로 추산했다.
시민단체들은 "이곳이 부산의 남태령"이라면서 대대적인 결집을 촉구하기도 했다.
집회는 시위대 대표단과 박 의원의 면담이 성사되며 마무리됐다.
시위대는 탄핵에 대한 박 의원의 입장을 밝히라고 했는데 박 의원은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대표단은 해당 면담에서 박 의원과 입장차만 확인했다며 향후 박 의원 사퇴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민대표단 면담이 끝난 뒤에는 내부 농성 인원도 모두 철수하면서 집회는 마무리됐다.
집회에 참석한 한 부산시민은 "민원의 날 행사에 시민들이 찾아가 박 의원의 사죄를 기대했는데 내란죄를 비호하는 망언을 했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국민의힘은 해체하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대치 상황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홍위병처럼, 물리력과 폭력으로 압박하고 의정활동을 겁박하는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면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부산 시민을 앞세운 세력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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