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전망] K-방산 성장세 견고... ‘K2·잠수함’ 잭팟으로 기세 이어갈까

데일리한국 2024-12-28 11:05:30
지난해 10월 한, 미, 일 함정이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년 10월 한, 미, 일 함정이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각국의 안보 부담은 커질 전망한다. K-방산을 겨냥한 미국, 유럽 등 경쟁업체의 견제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중동의 무기 거래가 늘면서 유도무기 등 수출 경쟁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의 국방 예산 확대는 국내 업계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주전이 예고된 잠수함 분야에선 잭팟이 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형 기동헬기에 대한 이라크 수출 계약이 연말에 성사되면서 중동 세일즈 확대의 기대감도 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오른쪽)와 K10 탄약운반차.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오른쪽)와 K10 탄약운반차.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포트폴리오 다변화, 이익성장 기대 

국내 주요 방위업체들은 기존 수주 계약건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자주포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는 K9을 비롯해 K21(보병전투차량), 천무(다연장로켓), 천궁(지대공미사일) 추진체 등 수출을 추진한다. 올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육·해·공·우주 등 전장 환경에 대응할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만큼 구조적인 시너지를 기대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수리온(기동헬기), LAH(소형무장헬기) 등 수출 활동과 KF-21(한국형 전투기) 초도 계약분 20대에 대한 개발 및 양산 활동을 이어간다. 6세대 전투기와 고기동헬기 개발을 위한 기반 기술 확보, 민·군 겸용 미래비행체(AAV) 독자 플랫폼 개발 및 고부가가치 위성서비스 시장 진출 등도 타진한다. 

LIG넥스원은 PGM(정밀타격), C4I(지휘통제·통신) 등 부문에서 추가 수출을 통해 장기 성장성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미국의 다족보행로봇 전문기업 고스트로보틱스를 올해 인수했기 때문에 로봇의 운영·제어 등 기능적 개선 활동도 구체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감시정찰·지휘통제·전자장비 등 첨단무기 적용 시스템의 수출 확대를 모색한다.

◇ 미국서 실속 차릴까 

해군 함정 사업에 대한 미국의 러브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선박 수리와 신규 건조가 어려워진 미국의 사정을 감안했을 때 한국과 협력을 배제하기는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수주를 두고 HD현대, 한화오션 등이 치열한 경쟁을 예고 중이다.

유도로켓 ‘비궁’ 수출 여부도 내년 화두다. 올해 미국 하와이 테스트에서 100% 적중률을 보이는 등 검증을 마쳤다는 점에서 수출 가능성은 밝게 점쳐진다.

지난 7월 하와이에서 진행된  FCT 테스트에서 비궁이 탑재된 미 무인수상정(CUSV)이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LIG넥스원 제공  지난 7월 하와이에서 진행된  FCT 테스트에서 비궁이 탑재된 미 무인수상정(CUSV)이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LIG넥스원 제공 

◇ 중동 수출 변수 주목  

중동 수출에 대한 논의는 어느 해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이라크와 수리온 수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물꼬를 텄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국과 협상에도 속도가 불을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는 한미 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2기에선 조 바이든 정부 때와 달리 중동 지역 무기 수출에 적극 나설 수 있단 반응이 많다. 국내 업체들은 미국과 마켓 포지션이 겹치지 않도록 제품 사양을 조정하면서 전략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기술로부터 완전히 자립하지 못한 만큼 특허권, 수출승인 등 대응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당국이 보이지 않는 수출 제한 행위를 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잠수함.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잠수함. 사진=한화오션 제공 

◇ 잠수함 수주전... ‘원팀’ 경쟁력 승부 

잠수함 부문에선 폴란드(오르카 프로젝트), 캐나다(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 수주전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폴란드 건은 이르면 내년 초에 입찰제안서(RFP)가 공고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3척의 잠수함을 도입하는 3조350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원하는 잠수함의 세부사양이 RFP에 명시되면 제작사들은 그에 맞게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이를 토대로 최종 수주업체가 선정된다. 캐나다 건 RFP는 오르카 프로젝트 다음으로 공고될 가능성이 높다. 3000t(톤)급 잠수함 8~12척을 도입하는 내용이며 사업 규모는 60조원에 육박한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컨소시엄을 이뤄 티케이엠에스(독일), 나발(프랑스), 사브(스웨덴) 등 경쟁업체를 상대한다. 

◇ K2 잭팟 언제 터질까 

폴란드와 K2 전차 2차 이행계약 성사도 초미의 관심사다. 폴란드는 한국에서 K2 전차 1000대 등을 구입한다는 내용의 기본협정을 지난 2022년 체결했다. 1차 계약에서 구입한 180대 외에 나머지 820대는 폴란드에서 생산하는 조건이다. 이번 2차 계약 물량부터 폴란드에서 만든다. 

구입 수량은 1차와 같은 180대가 유력하며 계약 규모는 1차(약 4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70억~80억달러(약 9조~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차에선 업그레이드 모델(K2 Poland)이 공급되는 데다가 유지보수(MRO)에 필요한 수리 부품, 구난전차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계약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12·3 계엄 파문이 일었지만 계약 이행엔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이란 반응이 대세다. 업계는 내년 초 계약 성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K2 전차 수출 계약을 통해 연초부터 긍정적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분위기다. 

한국군의 K2전차와 카타르군의 레오파르트2A7전차가 사격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군의 K2전차와 카타르군의 레오파르트2A7전차가 사격 훈련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중후발국 중요도 커져 

동남아와 중남미 등 중후발국에 대한 수주 모멘텀 확보도 업계 관심사다. 이들 지역의 정세 불안과 군현대화 수요를 감안, 트랙레코드(제품이 실제 사용된 실적) 확보와 내실을 다질 기회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전보다는 내전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고가의 플랫폼보단 소총 등 소화기 종류나 근접 전투에 활용할 무기체계 등 중저가 영역에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11월 페루와 지상장비, 잠수함, KF-21 등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안보 환경이나 방위물자 수요가 비슷한 기타 중후발국을 거점으로 확보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