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시공사 소송전에 조합 내부 갈등도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대구 서문시장 4지구 정비 사업이 조합과 시공사 간 법적 분쟁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서문시장 4지구는 2016년 11월 대형화재로 점포 679곳이 불탄 뒤 현재까지 터만 남아 있다.

28일 대구 중구청 등에 따르면 A 건설사는 최근 대구지법에 서문시장 4지구 정비 사업 조합을 상대로 '시공사 지위 확인' 소송을 냈다.

조합이 지난 10월 대의원 회의에서 투표를 통해 시공사 선정 무효 안건을 가결한 것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A 건설사 관계자는 "입찰 당시 공고 조건에 맞는 각종 면허를 가지고 있으며 종합건설사로서 공사를 진행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합 관계자는 "A 건설사가 소방·토목 면허가 없어 공사 자격이 미비하고 사업 계획도 현실성이 부족해 두 차례 경고했는데 변화가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A 건설사에 대한 시공사 지위는 다음 달 9일 열리는 조합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조합원 840여명 중 과반이 참석해 이중 과반이 투표에서 찬성하면 A 건설사가 낸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공사 지위는 무효가 된다.

이런 가운데 조합원 일부는 A 건설사의 자격 논란이 불거진 지난 8월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조합에 사업 지연 책임을 묻는 등 내부 갈등도 불거졌다.

중구청 관계자는 "조합 내부의 일에 문제를 제기하는 조합원 일부가 있지만 구청에서 개입하기 어렵다"라며 "추후 열리는 총회 결과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문시장 4지구 정비 사업은 화재 이후 8년째 진행 중이다.

상인 동의와 시장 정비사업심의 등 행정 절차로 인해 2021년 9월 정비사업 조합 설립 인가가 났다.

이어 2023년 10월 사업시행계획인가가 내려졌으나, 건설경기 부진 등으로 시공사 공개경쟁입찰이 4차례 유찰됐다.

2023년 12월에는 수의계약으로 한 지역 건설사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그러나 조합 내부에서 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무산됐다.

이후 조합은 다시 입찰 절차를 거쳐 지난 5월 총회에서 A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서문시장 4지구 재정비 사업은 4천735㎡ 부지에 지하 4층·지상 4층 규모로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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