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회관=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신문선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공약을 발표했다. 경쟁자인 정몽규 현 회장에게는 역시 날선 비판을 가했다.
만약 대국민 투표였다면 많은 지지를 받았을 공약과 포부. 하지만 선거인단의 투표로 이뤄지는 축협 회장 선거이기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만한 묘책이 필요해보인다.
신문선. ⓒ연합뉴스신문선은 27일 오후 2시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현 회장 정몽규를 비롯 허정무, 신문선의 3파전으로 확정됐다. 내년 1월8일 선거. 4선을 노리는 정몽규의 독주를 나머지 두 후보가 견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문선은 선수출신 유명 해설가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이후 교수, 성남FC 사장 등을 역임했고,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에도 나간 바 있을 정도로 축구계의 유명한 야당이다.
신문선은 이번 역시 현 회장인 정몽규에 대해 "스스로 나올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월드컵 스타들이 정몽규에게 충성하며 한 달에 1500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는 등 강한 말들로 날선 비판을 가하고 있다.
‘한국축구 변혁의 길을 찾다’라는 이름으로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한 신문선은 “문화체육관광부의 큰 비판을 받고 있는 정몽규 체제가 이어진다면, 정부 의존도가 높아 재정 자립도가 낮은 협회의 파산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위약금을 공개하는 등 정몽규 회장의 행정적 실책을 낱낱이 밝히고 청구할 것, 10년째 축협 스폰서 수입이 거의 동결돼 있기에 새로운 스폰서를 찾고 스폰서십 구조를 변화하겠다는 것 등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는 “가난하고 뒷배경 없어도, 국가대표 선수와 국가대표 감독이 될 수 있는 공평한 축구행정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선 후보의 5대 공약을 정리하자면 축구협회의 이미지 리뉴얼, 마케팅 강화, 프로축구연맹 개혁, 전임-전담 지도자 처우 개선, 사업수익 증대 위한 신규사업 고민이다.
공약 발표를 마친 신 후보는 마케팅 강화에 대한 질문에 “단체를 운영하려면 일을 하기 위한 예산과 재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스폰서십 구조를 바꿔 2000~3000억의 연수익을 올려 축구의 고객인 팬들이 감동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규. ⓒ연합뉴스정몽규 회장의 공약에 대해서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라고 할 수 있겠다. 12년 전에도 소통을 강조했는데, 이번에도 소통을 강조하더라. 두 중심축인 재정과 경기력에 대한 내용이 없다. 그의 공약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 조직의 수장이면서 축구인과 팬들의 질문에 유체이탈 화법으로 답하는 정 회장에게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확실히 애매한 화법으로 듣는 사람에게 의문을 안기는 정 회장에 비하면, 신 후보는 거침없는 화법과 분명한 목표로 기자회견을 이끌어나갔다. 일본, 프랑스, 독일의 축구협회와 비교하며 스폰서 수입 증대 필요성과 방안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그의 열정을 더욱 느낄 수 있었다.
국민 전체를 보면 정몽규 회장 반대 여론이 거세며, 축구계에서는 그동안 많은 실책을 저지른 정몽규 회장에 대한 견제 세력이 나타난 것만으로도 반기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벌 회장'인 정몽규 회장이 가진 '돈'을 신문선 후보가 어떻게 마련할지 의문을 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질적으로 협회에 많은 돈을 기부하고 안하고를 떠나 '현대家 회장'인 것만으로도 현대계열사의 스폰서를 비롯해 위급할 경우 사재 출연 등 재벌 회장의 협회장은 최고 강점임을 부인할 수 없다.
만약 국민 투표라면 신문선 또는 허정무 후보가 정 회장을 압도할 수도 있겠지만, 축협 회장 선거인단은 축구협회 대의원과 산하단체 임원, 지도자·선수·심판 등 축구인 약 200명으로 구성된다. 변화를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정몽규 회장이 아닐 경우 찾아올 후폭풍을 두려워하는 마음도 분명 존재한다. 정 회장의 행정적 실책과 스폰서십 구조 전환의 필요성 등 고개를 끄덕일 만한 말을 해도, 어쨌든 정 회장 체제에서 직을 유지하며 활동하고 있는 선거인단에게 매력적인 제안으로 들릴 지는 미지수다.
ⓒ연합뉴스과연 새로운 도전자들에게 판세를 뒤집을 묘책이 있을까. 아직까지는 어떤 변수가 있을지 알 수 없는 선거 운동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