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자녀 중 22%는 북한이나 제3국에서 출생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올해 전반적인 경기 침체 분위기 속에서 북한이탈주민의 실업률 증가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남북하나재단이 공개한 '2024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탈북민의 실업률은 작년(4.5%)보다 크게 악화한 6.3%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국민(통계청의 올해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실업률 3.0%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탈북민의 올해 고용률도 60.1%로 작년(60.5%)보다 떨어졌고, 국민 전체(63.5%)보다 낮았다.
실업률 급증은 탈북 여성의 실업률이 5.1%에서 7.7%로 치솟은 탓이다. 탈북 남성의 실업률은 작년 3.1%에서 올해 3.0%로 별 차이가 없었다.
장인숙 하나재단 차장은 "경기 침체기에는 여성과 단기 노동자 등 고용 취약계층이 더 큰 어려움을 겪는다"며 "탈북민의 75%가 여성이기 때문에 고용 악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탈북민의 56.8%가 '전반적인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편'이라고 답변해 전체 국민(38.4%)과 비교해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자살 충동을 경험한 탈북민의 비율은 12.8%로 전체 국민(통계청 2024년 사회조사·4.8%)의 두 배가 넘었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좋음'으로 평가한 탈북민은 34.0%로 전체 국민(53.9%)보다 훨씬 적었고, '나쁨'의 비율은 35.0%로 일반 국민(11.2%)의 세 배를 웃돌았다.
지난 1년간 차별·무시를 경험한 비율은 작년(16.1%) 조사와 비슷한 16.3%로 집계됐다. 차별·무시의 원인은 말투·생활방식·태도 등 문화적 소통방식의 차이(66.7%), 탈북민에 대한 남한 주민의 부정적 인식(45.6%), 전문 지식·기술 부족(18.3%), 부정적 언론보도(16.0%) 등을(복수응답) 꼽았다.
올해 실태조사에는 탈북민 가족의 자녀 돌봄·교육 지원 수요 파악을 위해 '자녀 양육과 돌봄 ' 항목이 추가됐다.
응답자의 35.3%가 18세 미만 자녀를 뒀으며, 자녀 출생지는 남한(78.2%), 제3국(15.9%), 북한(5.9%) 순으로 조사됐다.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는 탈북민의 안정적 정착과 지원에 필요한 데이터를 구축하고자 매년 실시한다.
올해 조사는 1997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국내에 입국한 만 15세 이상 탈북민 가운데 2천5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북한의 국경 봉쇄와 통제 강화로 탈북이 급감함에 따라 표본 2천500명 중 입국 후 5년 미만인 탈북민은 4.8%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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