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2월 중순부터 한국서 100일간 불교 의식 후 보내질 듯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쓰시마섬에서 2012년 10월 도난당해 한국으로 밀반입된 고려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이 내년 5월 이후 일본에 반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불상의 소유권을 주장해 온 서산 부석사 주지인 원우 스님은 내년 5월 이후 나가사키현 쓰시마섬 사찰 간논지(觀音寺)에 이 불상을 반환하는 것과 관련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전날 표명했다.
원우 스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한일관계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과 관련해서는 불상 반환이 정치 상황과는 관계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부석사는 고려 불상을 이전 소장처인 간논지에 보내기 전에 100일 동안 법요(法要·불교 의식)를 치르고 싶다고 했고, 이에 간논지는 '확실한 반환'을 조건으로 용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원우 스님은 날씨와 다른 불교 행사 일정을 전제로 법요를 시작하는 시점이 가장 일러도 내년 2월 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법요는 5월 하순에 종료된다.
간논지 측은 내년 5월 15일 이전에 불상을 돌려받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었으나, 법요 일정이 늦어지면 반환 시점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교도는 해설했다.
원우 스님은 일본 측이 우려하는 법요 시 안전 문제에 대해 "전문 경비회사를 선정해 도난, 화재, 파손이 없도록 24시간 대비하겠다"며 "박물관보다 안전한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석사는 한국 절도단이 훔쳐 왔던 이 불상이 과거 왜구에 약탈당한 유산이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워 소유권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한국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불상 소유권이 일본에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타인의 물건이더라도 일정 기간 문제없이 점유했다면 소유권이 넘어간 것으로 보는 '취득 시효' 법리에 따라 불상 소유권이 정상적으로 간논지에 넘어갔다고 봤다.
고려 불상은 7년간의 소송전 끝에 일본 사찰의 소유권이 인정됐지만, 지금까지 반환은 이뤄지지 않았다. 불상은 높이 50.5㎝, 무게 38.6㎏이다.
한국 절도단이 2012년 쓰시마섬에서 함께 훔쳐 밀반입했던 또 다른 불상인 동조여래입상은 소유권을 주장한 사람이 없어 2015년 일본에 반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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