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시의회 만들어 보람…시민의 '아주 보통의 삶' 챙길 것"
"고교 무상교육 예산 반영 성과…새 교육감과 존중하며 소통"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정수연 기자 = 최호정 제11대 서울시의회 의장은 27일 "시민들이 시의회를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언덕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현장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듣고 살피겠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시민이 더욱 편히 민원을 전할 수 있는 '현장민원담당관' 제도를 내년에 시행하고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삶의 현장에 열심히 나가볼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의장은 그 어느 때보다 '일하는 시의회'가 됐다고 자평하면서 앞으로는 '더 청렴한 시의회'로 발전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의 공약 이행을 도와 시민이 정말 원하는 변화를 이루는 데도 힘쓰겠다고 했다.
다음은 최 의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6개월 동안 서울시의회를 이끈 소회는.
▲ 생각보다 일이 5배는 많지만 보람되고 행복하다. 의원일 땐 의원 중심으로만 생각했는데, 의원 수의 4배에 달하는 사무처 직원들이 있기에 의회가 유지된다는 점을 많이 느낀다.
-- 올해 시의회 활동을 평가한다면. 가장 보람된 일과 가장 아쉬운 점은.
▲ 보람된 점은 의원들이 일을 아주 잘했다는 것이다. 서울시 '손목닥터 9988' 서비스를 기기만이 아닌 스마트폰 앱에서 쓸 수 있게 한 것을 포함해 의원들의 지적이 시 정책에 반영되는 일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의장자문단'을 운영하지 못한 것이다. 서울시장이 시정고문단을 운영하는 것처럼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자 의장자문단을 만들었으면 했는데 조례 통과가 안 됐다.
-- 늘봄학교, 신촌 명물거리, 새벽 동행버스 등 현장 점검을 자주 나갔다. 현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 기본적으로 궁금해서 가는 것이고, 더 다양한 지식을 쌓기 위해서다. 시민의 어려움을 해소할 방법은 현장에서 쉽게 찾는다. 얼마 전 '묻지마 살인'이 벌어진 신촌 골목길을 가봤는데 정말 어둡고 위험하더라. 주변에 가정집이 많아 가로등 설치에 반대한다길래 범죄예방환경설계 디자인(셉티드)으로 벽에 작은 조명을 설치하면 어떻겠냐고 건의했고, 그 예산이 이번에 반영됐다.
-- 새해 첫 현장 방문 예정지는.
▲ 8146번 버스 1월 1일 '3시 50분 첫차'로 정했다. 청소 노동자, 경비 노동자 등 새벽같이 부지런히 움직이시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도울 일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연말연시 특수가 사라져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삶의 현장으로도 열심히 나가볼 생각이다.
--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중점적으로 심사한 부분은.
▲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고교 무상교육이다. 서울시교육청 예산에 3천500억원을 전액 반영해 학부모들의 불안을 해소했다. 소방학교 급식예산도 특별히 챙겼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공무원들이 양질의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5천원이던 급식비를 서울시 인재개발원 수준인 7천200원으로 확 올렸다.
-- 10년 만에 새로운 교육감이 취임했는데 어떻게 손발을 맞춰나갈 것인가.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매우 합리적인 분으로 학교 구성원의 권리 보호, 기초학력 보장, 교육격차 해소, 디지털 교과서 등에 있어서 의회와 같은 견해를 보인다. 존중과 이해의 태도로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해나갈 것이다.
--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정치·사회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 의회 지도부는 서울시민의 '아주 보통의 삶'을 챙기는 데 집중하기로 뜻을 모았고 그 연장선상에서 예산안과 조례를 제때 처리하고자 노력했다. 비상계엄 여파로 앞으로 시민의 삶이 어려워질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 도움을 드리고, 서울을 찾는 해외관광객이 줄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
-- 지방자치제도와 지방의회의 발전을 위해 개선할 점이 있다면.
▲ 지방의회법 통과가 절실하다. 온전한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해선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장돼야 하고, 그러려면 이와 직결된 조직·예산·감사권을 의회가 가져와야 한다. 현재 4등급인 서울시의회의 청렴도를 높이는 일도 중요 과제다. 의회의 요구를 이야기하려면 시민의 신뢰부터 받아야 한다.
-- 남은 임기 동안 어떤 활동에 주력할 계획인지.
▲ 내년은 민선 8기 출범 3년 차인 만큼 의원들이 공약했던 것을 다 지킬 수 있게 도움을 주는 데 집중하겠다. 그것이 바로 시민들이 원하는 바이고, 시민 삶을 챙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더 나은 삶, 유보통합의 순조로운 정착, 신혼부부와 다자녀가구의 내집 마련 지원을 통한 저출생 해결 등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겠다. 서울교통공사의 만성 적자 문제도 신경 쓰겠다. 의회 차원에서 중앙정부에 적자 보전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서울시민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시의회를 시민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언덕이라고 생각해달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현장민원담당관' 제도를 통해 시민이 언제든 편히 시의회를 찾아 민원을 이야기할 수 있게 하고, 의회는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해 어려움을 살피겠다.
bryoon@yna.co.kr, j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