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전망] '민간주도' 누리호 4차 발사…'뉴 스페이스' 신호탄 쏜다

연합뉴스 2024-12-27 09:00:06

누리호 4차 발사에 한화에어로 등 민간기업 참여 확대

민간 발사체 기업들도 잇따라 상업발사 도전

누리호 발사(CG)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내년 하반기 민간 기술 이전을 통한 4차 발사에 나서면서 '뉴 스페이스'(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진입을 본격화한다.

민간에서도 이노스페이스[462350]가 내년 7월 첫 상업 발사에 도전하는 등 상업 발사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27일 우주항공청 등에 따르면 우주청은 내년 말 목표로 누리호 4차 발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공동 총조립을 수행하고 있다.

11월께로 전망되는 이번 발사는 누리호를 반복 발사하고 민간에 기술이전하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의 두 번째 발사다.

지난해 6월 3차 발사에서는 체계종합기업이 발사 준비와 운용에 참관해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시작점이었다면, 4차부터는 공동 운용 등 한화에어로의 참여 범위가 확대된다.

4차 발사의 주 탑재 위성도 누리호와 마찬가지로 항우연이 개발한 위성기술을 민간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이전해 양산 방식으로 개발된 차세대 중형위성 3호라 의미를 더한다.

또 스페이스린텍의 우주제약 실험 위성, 한컴인스페이스의 세종4호 등 민간기업의 큐브위성들과 삼성전자[005930] 메모리 반도체 테스터 등 국산 소자 및 부품을 검증하기 위한 항우연의 검증 위성도 부탑재위성으로 실린다.

한빛-TLV 앞에서 설명하는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민간 발사체 기업들도 내년 상업 발사 원년 선언을 위한 일정을 내놓으며 고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3월 민간기업으로는 국내 처음 시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한 이노스페이스는 내년 7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한빛-나노를 처음 상업 발사한다.

한빛-나노는 길이 21.8m, 지름 1.4m 크기에 최대 90㎏ 탑재체를 고도 500㎞에 쏘아 올리는 발사체다. 한빛-나노의 제작 완성도는 이달 기준 73%다.

7월 첫 발사에서는 브라질 대학과 기업의 위성 및 탑재체를 실을 예정이며 비공개 고객 3곳도 탑재체를 싣는다.

이노스페이스는 9월에는 호주 아넘 우주센터에서도 발사를 진행하는 등 내년 총 5회 발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시험발사를 목표했으나 발사체 최종 시험 중 화재가 발생해 도전을 미뤘던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 중 민간기업 첫 국내 발사를 목표로 시험발사체 발사 재도전에 나선다.

페리지 "준궤도 발사체 시험발사 연기…내년 1분기 재추진"

스페이스X의 성공으로 발사체 시장의 새 표준이 된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위한 민간기업들의 도전도 시작될 전망이다.

우주청은 내년 2월 재사용 발사체 사업을 공고하고 기업 4곳의 경쟁 방식을 통해 개발을 독려하는 기존 우주사업에 없던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간이 본격적으로 우주로 향하기 위해 넘어야 할 난관들도 남아 있다.

누리호 4차 발사는 기존 발사체를 다시 만드는 작업인 만큼 준비에는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를 총괄하는 항우연과 한화에어로 간 갈등이 변수다.

양측은 누리호 다음 발사체를 개발하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서의 지식재산권이 정부기관 소유냐 공동 소유냐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갈등이 여러 차례 수면위로 드러나며 우주청이 이를 중재하겠다며 나섰지만 갈등 해소가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해를 넘겨서도 관련 분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양측은 또 고도화사업의 최종 목표인 누리호 기술 이전을 위해 기술 가치평가를 받는 과정에서도 견해차가 커 협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호 4호기의 75톤급 엔진 최종 점검

민간 기업들도 장밋빛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불안 요소들이 존재한다.

이노스페이스는 당초 내년 3월 발사를 계획했지만, 7월로 미뤄지면서 내년 예정한 발사 횟수도 7회에서 5회로 줄었다.

발사 전 필수 시험단계인 단 인증 시험을 위해 고흥에 시험장을 구축하는 일정이 지연되고, 전기 펌프 구성 부품 수급도 지연되면서 일정이 4개월 연기됐다.

페리지도 시험발사체 중단에 해상발사장 역할을 하는 바지선이 풍랑에 좌초되는 예상치 못한 사고까지 겪으며 악재가 겹쳤다.

페리지 관계자는 "일부 보완이 완료되는 대로 재추진해 내년 중 반드시 국내 발사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인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우나스텔라도 지난달 22일 전남 고흥 외나로도 염포마을에서 시험발사체 '우나 익스프레스 1호' 발사를 시도했지만 엔진 점화가 지연돼 비행종단 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하며 이륙하지 못하고 발사가 중단됐다.

우나스텔라는 발사체 대부분을 손상 없이 보존하며 임무를 마친 만큼 내년 상반기 다시 재도전에 나선다는 목표다.

우나스텔라의 '우나 익스프레스 1호'

shj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