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 보고서…미중 갈등 격화, 공급망 블록화로 對中 수출 위축 가능성
자동차, 철강제품, 디스플레이 등 수출도 소폭 감소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내년도 한국의 수출에서 중국, 아세안, 중동, 독립국가연합(CIS)으로의 수출은 소폭 증가하고, 북미, 유럽연합(EU), 일본, 인도로의 수출은 현상 유지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5 수출 전망 및 지역별 시장 여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한국 수출은 7천3억달러로 올해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 및 교역 확대 흐름에 힘입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산업의 고부가 제품이 견조한 수요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과 맞물려 무역·통상 정책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자국 보호주의 중심으로 블록화하는 등 도전 요인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긴장이 장기화하고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등의 글로벌 통상 환경은 한국 수출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보고서는 내년에도 대(對)아세안 수출과 대미·대중 수출이 전체적인 수출 증가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주요국의 보호주의 무역·통상 정책에 따른 제한 요인이 상존한다고 예상했다.
보고서가 분류한 지역별 수출 전망 기상도를 보면 중국, 아세안, 중동, CIS, 아프리카에 대한 수출은 3∼10% 소폭 증가하고, 북미, EU, 일본, 대양주, 인도, 중남미 등에 대한 수출은 0∼3% 증가하는 현상 유지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분절화, 블록화가 심화하면서 대중 수출 전반에서 추가적인 시장 위축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AI, 반도체 관련 고부가 품목과 무선통신기기, 선박, 바이오헬스 및 K-콘텐츠 기반의 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이 소폭 증가(3∼10%)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자동차, 철강 제품, 디스플레이, 가전 등 기존 주력 제품은 소폭 감소(0∼10%)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첨단산업과 IT 품목 외 전통 주력 산업의 경우 중국을 중심으로 경쟁 심화와 글로벌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형 코트라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2025년 한국 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보호무역주의 확산, 지정학적 갈등 등 각종 위험 요인에 직면해 있지만,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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