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슬로바키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 장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레닌그라드주에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지난 22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자신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피초 총리)는 슬로바키아를 회담 장소로 기꺼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이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면 안 될 이유가 있나? 슬로바키아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피초 총리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에 모두 가입된 국가지만 '친러시아' 행보를 보인다. 피초 총리는 유럽 지도자로서는 드물게 지난 22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피초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내년부터 우크라이나 영토를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으로 전송하는 것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였다. 피초 총리는 계속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산 가스를 공급받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시간상 올해 안에 우크라이나와 가스 전송 계약을 체결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폴란드를 통해 유럽으로 러시아 가스를 전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폴란드는 자국 영토를 통과하는 가스관 경로를 폐쇄했다"며 "내일 작동 버튼을 켠다면 우리는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분쟁을 완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2025년에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의 모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시험 발사한 최신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오늘, 내일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러시아는 더 강력한 중거리 무기들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10∼15년 연기하자고 제안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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