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시리아서 성탄트리 방화…베들레헴, 슬픈 성탄절

연합뉴스 2024-12-27 00:00:28

(서울=연합뉴스) 과도 정부가 들어선 시리아에서 성탄절을 맞아 설치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불에 타 기독교인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영국 BBC 방송이 현지시간으로 24일 전했습니다.

시리아 내 기독교인 다수 거주지인 수카일라비야의 중앙 광장에 설치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에 최근 복면을 쓴 괴한들이 불을 지른 걸로 보이는데요

이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이 순식간에 소셜미디어(SNS)에 퍼지면서 시리아 내 기독교인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전국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수천 명의 시위대는 정권을 잡은 이슬람 수니파 반군의 과도정부가 종교적 소수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요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을 축출한 반군 과도정부는 방화 사건의 책임이 외국에서 온 '전사들'에게 있다며 그들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시리아 인권관측소에 따르면 트리에 불을 낸 이들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단체인 안사르 알타위드 소속 외국인들로 전해졌습니다.

시리아는 이슬람 수니파가 다수인 국가지만 이슬람 시아파를 비롯해 기독교, 드루즈파, 그리스 정교회 등 다양한 종교와 민족이 섞여 살고 있기 때문에 종교, 종파, 민족 간 갈등이 시리아의 통합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됩니다.

자칫 사담 후세인 축출 뒤 이라크처럼 파국적인 종파 간 내전으로 번질 수도 있는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어 크리스마스 트리 방화 사건이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편, 예수의 탄생지인 요르단강 서안 도시 베들레헴은 올해도 트리를 세우지 못하는 등 침울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는데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2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들레헴 당국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성탄 트리나 화려한 장식, 떠들썩한 축하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는데요.

안톤 살만 베들레헴 시장은 "올해는 기쁨을 제한하기로 했다"면서 "성탄절은 신앙의 축제다. 우리는 신께 우리가 직면한 수난을 끝내달라고 기도하고 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제작: 황정현·김선홍

영상: 로이터·AFP·연합뉴스TV· X @ACTBrigitteThe·New York Times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