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의 공생을 모색한다…'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
▲ 똥 = 브린 넬슨 지음. 고현석 옮김.
미생물학자이며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인간이 똥에 대해 혐오감을 지니게 된 이유나 배설물이 생태계에서 수행하는 역할 등을 조명하고서 똥이 지니는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소개한다.
저자는 더럽고 역겨운 물질로 취급당하기 쉬운 똥이 "식물과 인간의 생명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물질"이라고 규정하고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책은 변기의 레버를 누름으로써 배설물을 시야에서 바로 사라지게 하는 현대 사회의 화장실에 대해 "곰이나 고래 또는 새와는 달리 우리 인간은 자기 배설물을 자연 세계에서 격리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며 이런 처리 방식이 "지구에서 가장 쓰임새가 많은 천연자원 중 하나"를 낭비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소화의 부산물인 변은 생명을 구하는 의약품의 소재가 될 수도 있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이 될 수도 있으며, 인간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고 책은 소개한다. 실제로 현대의 연구자 중에는 똥을 이용해 물, 연료, 미네랄 등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는 이들이 있다고 한다. 저자는 똥이 지닌 다양한 가능성을 활용하기 위해 우선 편견에서 벗어날 것을 제안한다.
"똥의 엄청난 잠재력을 현실에서 이용하려면 우리의 수치심, 혐오감, 무관심을 극복하고 똥의 물리적 생산자이자 더 공정하고 살기 좋은 지구의 윤리적 설계자로서의 우리의 역할을 받아들여야 한다."
아르테. 664쪽.
▲ 동물 유토피아를 찾아서 = 룽위안즈 지음. 강수민·김영화 옮김.
동물연구자이며 동물보호 운동가인 저자가 세계 각국에서 마주한 동물들의 비참한 삶의 모습과 동물 보호 활동의 여정을 소개한다.
책은 곰 쓸개 채취나 모피 생산과 같이 동물에 위해를 가하며 직접적으로 착취하는 산업에서부터 동물원, 서커스단처럼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통제하고 괴롭히는 행위까지 동물 학대의 현장을 고발한다.
흔히들 저개발 국가에서 동물이 학대당하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책에 따르면 동물 복지 선진국으로 알려진 북유럽에서도 모피를 제공하는 동물은 좁은 사육장 안에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낸다.
저자는 인도적 사육이라는 허울 뒤에 감춰진 무자비한 이윤 추구에 경종을 울리며 인간과 동물의 공생을 모색한다.
"동물들의 눈을 가만히 응시한다면, 우리는 이들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 설령 몸이 철창 속에 갇혀 있어도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전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동물들의 눈빛에 담긴 갈망은 인간보다 훨씬 단순하고 순수하기 때문이다."
산지니. 320쪽.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