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52(끝)] 50년 현역의 외침 "후배들아 앵무새보다는 봉황이 되거라"

데일리한국 2024-12-26 22:29:31
2006년 박일서,이애숙,방주연,남일해,정정아 협회 행사 모습. 사진=방주연 제공 2006년 박일서,이애숙,방주연,남일해,정정아 협회 행사 모습. 사진=방주연 제공

흑백 TV를 시작해서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이 생기고 사라졌다. KBS 국영방송과 민영 MBC는 1970년대부터 지역 로컬 방송 시대를 열면서 발전했다. 그 시대 TBC 동양방송은 쇼프로그램에서 단연 톱이었다. 동아방송과 CBS 등 음악프로그램은 그때부터 가수들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흑백 시대에 데뷔했던 나는 의상도 거의 흑백이었다. KBS 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전쟁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렸다. (Javier Perez de Cuellar) UN사무총장은 1983년 7월 김경원 UN 주재 한국대사와의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비극에 대해 깊은 동정을 표했다.

제70차 서울총회(IPU)에 참석한 7개국 17명의 위원, ABU(Asian Pacific Broadcasting Union)] 총회(1983.10)에서는 이산가족 주제로 30분짜리 영어판 다큐멘터리가 상영되었다.

KBS 본관 중앙홀에는 세계 25개국의 기자들이 상주하면서 상봉 소식을 실시간(미국 ABC는 나이트라인(Night Line) 알렸다. 이런 상황을 설운도의 매니저 안태섭은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노래를 재빨리 만들어 생방송으로 전 세계에 홍보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설운도는 단번에 스타 대열에 올랐다, 이 노래가 나오기 전까지는 빽뮤직으로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패티김, 곽순옥) 노래가 사용되었다.

2013년 7월 분장실에서. 사진=방주연 제공 2013년 7월 분장실에서. 사진=방주연 제공

나 역시도 사촌 언니 오빠들을 6,25 때 잃어버린 사실이 있다. 그러기에 부모님과 함께 가족을 찾으러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 나 역시 '한 맺힌 정'(방주연 작사) 노래를 발표했다. 현재 이 노래는 '방주연노래 그림치유' 제목으로 유튜브 영상으로도 볼 수가 있다.

KBS 가요무대는 나와 많은 선후배들과 함께한 프로그램이다. '가요무대'는 우리 곁에 영원히 남을 친구 같은 존재요 가요계 역사다. 1981년 컬러 방송을 시행, 2월에는 교육 전문 제3TV와 교육 라디오(FM)가 방송교육의 시작을 알렸다. 1988년에는 88올림픽의 '손에 손잡고'를 탄생시킨 K팝의 레젼드그룹 코리아나가 탄생했다. 1990년대는 뉴미디어, 컬러풀, 스마트 기능까지 더해진 각 신문사들의 종합 편성까지 대형화, 다양화, 심층화되었다.

시청자들은 극장 무대보다는 브라운관 앞으로 모이게 되었다. 20세기 후반 디지털 고화질 영상 LED, OLED로 이어지는 텔레비전 화질이 혁신적이어서 출연자는 얼굴의 미세한 잔주름까지 화면에 잡혀 분장에 신경을 더욱 곤두세워야 했다. 스마트 기능이 더해지고 텔레비전은 인터넷, 게임, 앱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최진희(왼쪽부터), 방주연, 설운도, 주현미와 함께한 모습. 사진=방주연 제공 최진희(왼쪽부터), 방주연, 설운도, 주현미와 함께한 모습. 사진=방주연 제공

이제 TV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도구가 아닌 교육, 사회적 소통의 정보 전달의 중요한 매체가 되었다. 놀라운 일은 TV조선의 미스, 미스터 트로트의 새로운 장르를 통해 잊혀 가는 트로트를 부활시켰고 임영웅, 영탁, 이찬원, 송가인 같은 트로트 스타도 탄생했다.

MBN TV는 한일가왕전을 통해 일본 가요 금지의 담을 허물고 엔카를 듣고 볼 수가 있게 되었다. '동치미'라는 토크쇼는 각계의 스타들을 출연시켜 심야 시간대의 시청률을 크게 올렸는데 나도 한몫했다.

한편, JTBC는 스포츠계 레젼드들을 통해 예능 스포츠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아쉬운 점은 이런 프로그램들이 역사가 짧은 관계로 출연 가수진들 거의가 자신의 히트곡이 없다는 것이다. 명실공히 가요 역사는 자신의 대표곡이 있는 가수가 스토리텔링이 되어 그 맥을 이어간다. 자신의 히트곡을 만든다는 일은 절대 쉽지않다. 실력과 행운, 악전고투 라이벌전, 방송 출연 등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유투브는 또 다른 일인 방송 체제다. 이렇게 다양한 기술 발전과 함께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그러나 순식간에 변화되는 영상에 눈과 몸을 묶어두어 운동신경이 둔화, 온갖 현대병에 노출된다. 

방주연 작품. 사진=방주연 제공 방주연 작품. 사진=방주연 제공

나는 흑백 TV 시대부터 최첨단 컬러 영상 시대인 현재까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십년 동안 각계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래서 그동안 못했던 얘기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다. 후배들아~앵무새보다는 자신의 대표곡으로 봉황이 될 수 있는 실력을 쌓아라. 그리고 가요 역사에 길이 남아라. 파이팅!

팬 여러분, 오늘이 마지막 연재입니다. 가요계 이모저모 사건 사고를 중점적으로 실었습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향후 더욱 보강해서 제 전공 분야인 자연치유학적 힐링 뮤직테라피, 칼라테라피, 식사요법을 심층적으로 엮어 책으로 낼 계획입니다. 

2025년은 그동안 못다한 일들 모두 이루시는 한 해 되십시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 방주연 주요 약력

△1970년 '슬픈연가'로 데뷔 △'당신의 마음' '자주색 가방' '기다리게 해놓고' '꽃과 나비' '정' 등 히트곡 다수 △1973년부터 4년 연속 동양방송(TBC) 7대 가수상, 최고가수상 △KBS MBC 10대 가수상 수상 △대한민국 가수 희망시대 △한국가수협회(예총1969년 설립) 여성가수 회장 △상주시 홍보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