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지면 투과 탐색 기술 개발…"전사자 유해 발굴 등에 활용"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디지털 엑스선 광원을 이용해 땅속에 묻혀있는 지뢰나 폭발물 등을 탐지할 수 있는 지면 투과 탐색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지면 투과 탐색에 사용되는 지면투과레이더(GPR) 장비는 깊은 곳까지 탐색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해상도가 낮아 물체 구분이 어렵고 신호 분석에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2015년 개발한 디지털 엑스선 광원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지면 아래 물체의 형상과 종류를 직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엑스선은 의료용 영상 진단, 산업용 비파괴 검사 등에 널리 사용되는 전자기파이다.
엑스선을 만들어내는 광원은 2천도의 고온으로 가열한 필라멘트를 이용해 만드는데, 이 같은 아날로그 방식의 엑스선 검사 장비는 열이 올라가기까지 반응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필라멘트 대신 나노미터(㎚·10억분의 1m) 굵기 지름의 신소재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고온 가열 없이 전기 신호만으로 빠르게 엑스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디지털 광원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여러 개의 광원에서 나오는 엑스선을 지면에 쪼인 뒤 반사되는 엑스선의 강도와 스펙트럼 정보를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학습시키는 방법으로 지면 아래 물질을 높은 해상도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실험실에서 디지털 엑스선 광원 3개가 장착된 30㎝ 크기 모듈로 땅속에 묻힌 돌과 뼈, 나무, 펜, 드라이버 등을 영상화해 냈다.
앞으로 수 미터(m) 깊이의 탐지도 가능하도록 연구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정진우 ETRI 박사는 "산업현장의 비파괴 검사는 물론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 고고학 문화재 발굴, 지뢰·폭발물 발굴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