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최민호 세종시장 "행정·한글문화 수도로 만들 것"

연합뉴스 2024-12-26 09:00:10

"세종시가 한국의 미래라는 비전에 따라 창조·도전 이어가겠다"

"정원도시박람회 무산, 결국 시민의 큰 손실…지금도 가슴 아파"

연합뉴스와 신년인터뷰하는 최민호 세종시장

(세종=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최민호 세종시장은 26일 "세종시를 행정수도이자 한글문화 수도로 만드는 일을 착실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시장은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세종시가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비전에 따라 창조와 도전을 이어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국회의 예산 삭감과 시의회 반대로 무산된 정원도시박람회에 대해 "세종시민의 큰 손실로 안타깝다"며 "박람회 개최는 무산됐지만, 정원도시를 향한 시민의 공감과 지지를 확인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 시장과 일문일답.

충청광역연합 '출범'

-- 세종시정을 이끈 소회와 성과를 꼽는다면.

▲ 2024년은 행정수도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대중교통 혁신으로 시민 편의를 높인 해였다. 세종지방법원 설치법이 통과됐고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위원회가 출범했다.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돼 기업 이전을 위한 기반도 다졌다.

정액권 형태의 이응패스 도입으로 대중교통 이용률이 11% 이상 증가하고 공영자전거 이용률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26년 정원도시박람회 개최는 무산됐지만, 정원도시를 향한 시민의 공감과 지지를 확인하는 성과도 있었다.

-- 정원도시박람회 문제로 단식농성을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매우 아쉬울 것 같은데.

▲ 아쉬움을 떠나 세종시민에게 큰 손실을 입혔다고 생각한다. 박람회를 개최한다면 2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세종시를 방문해 엄청난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종시민에게 손실을 입혔다는 생각이 지금도 제 가슴을 아프게 한다. 국비 확보, 국제행사 공인 등 어려운 일을 모두 해냈는데, 그 기회를 차버린 것을 지금도 납득할 수 없다.

재정 여건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고 박람회 개최 계획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하면서, 정치적인 이유로 시정을 당론으로 반대하는 상황에 직면해 한계를 느꼈다. 시민 의견을 수렴해 박람회 개최 시기를 연기해서라도 추진하고자 했으나, 시의회 본예산안은 부결됐고, 정부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하지만 정원도시는 정원 산업 육성, 관광객 유치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우리 시의 미래 먹거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 세종빛축제가 시의회의 예산 삭감에도 시민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 예산 전액 삭감에도 시민들이 축제를 준비하는 모습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희망을 보았다. 빛축제가 대한민국 축제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안내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시민 주도형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지역사회의 연대 의식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축제 기간 시민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기자회견하는 최민호 세종시장

-- 시의회와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 의회와의 협치를 이야기할 때마다 진정성을 갖고 이해하고 설득하면 통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삭감 과정에서 정치적 계산을 위해 민심마저 짓밟힐 수 있는 상황을 목도하며 좌절감을 느꼈다.

그 후 의회 차원의 예산 증액을 허용하지 않기로 마음먹기도 했다. 예산을 감액하는 것은 의회의 권한이지만, 증액은 시장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시의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탄핵 정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진행됐고 나 자신도 오기를 부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런 과정을 거쳐) 예산 심사가 일부 증액으로 마무리됐다.

-- 대중교통 정액제 이응패스에 대한 시민 반응이 긍정적이다.

▲ 이응패스는 세종시가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변모하는 전환점이 됐다. 출시 3개월 만에 4만3천여명이 이응패스 카드를 발급받았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 시민의 84%가 이응패스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고 답변했다. 이응패스와 함께 인근 지역 간 통합환승체계 구축, BRT 구간 확충, 버스노선 신설 등 대중교통 혁신체계를 마련했다.

-- 충청광역연합이 출범했다. 대전과 충남은 행정통합을 추진하는데 세종시는 참여 의향이 없나.

▲ 대전, 충남과 세종은 다르다. 세종시가 특별자치시로 만들어진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세종시는 행정수도로서의 독자적인 입지와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의 워싱턴DC처럼 세종시는 세종시 나름대로 발전 전략을 갖고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

-- 새해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 행정수도, 한글문화수도, 정원도시, 박물관도시, 스마트도시라는 5대 미래비전 전략을 착실히 추진하겠다. 세종지방법원, 국회세종의사당, 대통령 제2집무실이 조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에 적극 협조하고 세종시법 전부개정도 추진하겠다.

한글·한류 문화의 교육·연구·체험 등을 위한 국제적 거점시설인 한글문화글로벌센터를 조성해 한글 세계화에 앞장서겠다.

-- 끝으로 시민에게 할 말은.

▲ 무거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게 된 점에 대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럴 때일수록 모든 공직자가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 시민의 혼란과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새해에도 우리 공직자들은 공백 없는 행정으로 시민의 삶을 살피는 일을 최우선으로 지역 안전과 민생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

j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