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국왕도 중동분쟁 등 언급 평화 강조…'암 치료' 의료진에 공개사의도
(모스크바·브뤼셀=연합뉴스) 최인영 정빛나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의 올해 성탄절 메시지의 주제는 '전쟁과 평화'였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성탄절을 맞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모인 수천 명의 군중 앞에서 성탄절 공식 메시지 '우르비 에트 오르비'(라틴어로 '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를 전했다.
교황은 "전쟁에 짓밟힌 우크라이나에서 무기 소리가 조용해지기를,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협상의 문을 열어 대화하고 만날 수 있는 대담함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벌어지는 가자지구에 대해서도 "대화와 평화의 문을 열어젖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특히 인도주의적 상황이 매우 심각한 가자지구의 기독교 공동체를 생각한다"며 "그곳에 휴전이 있기를, 인질이 석방되기를, 굶주림과 전쟁으로 다친 이들에게 지원이 가기를"이라고 기도했다.
내전으로 황폐해진 수단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 접근이 더욱 가능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레바논, 말리, 모잠비크, 아이티,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에서 벌어지는 정치·군사·사회 분쟁도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모든 개인과 모든 국가가 희망의 순례자가 되어 무기 소리를 침묵시키고 분열을 극복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도 이날 성탄절 TV 메시지에서 '평화'를 강조했다.
찰스 3세는 올해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기념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전의 기념행사 때 우리는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현대에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올해 성탄절에는 중동과 중부 유럽, 아프리카, 기타 지역에서 분쟁의 충격적인 영향으로 매일 삶의 위협을 받는 이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온 지구상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암 투병 중인 찰스 3세는 이날 메시지를 통해 자신과 맏며느리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을 치료한 의료진에게 공개적으로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찰스 3세는 지난 2월 국왕의 개인 신상을 공개하지 않는 왕실 전통을 깨고 암 투병 중인 사실을 공개했으며 3월에는 왕세자빈도 암 진단을 받았다고 직접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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