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외교회고록·눈에 보이지 않는 돈의 지도책
▲ 차이나 크라이시스 = 오세균 지음.
"지금 중국은 휘청이고 있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취약하다."
KBS 중국지국장을 지낸 저자는 트럼프 2기는 중국에 '잃어버린 10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권력 집중과 부의 불평등, 경기 침체, 신냉전 초래 등 중국이 안고 있는 내·외부 문제가 중국 몰락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저자는 트럼프의 압박에 중국이 초기에는 '벼랑 끝 전술'로 나서겠지만, 결국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고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10월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한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의 부재가 중국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말한다. 리커창 총리의 죽음은 시진핑 주석의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탄생으로 이어져 헤어 나올 수 없는 늪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같은 중국의 상황이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기대한다. 중국 배제로 인해 재편되는 미국의 공급망과 미국 내 시장 공백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14억 거대시장이라는 어설픈 환상을 버리고 교역을 무기화하는 중국에 대해 냉철한 눈을 떠야 한다"는 말로 책을 마무리한다.
파라북스. 400쪽.
▲ 북일외교회고록 = 야마모토 에이지 지음. 권병덕 옮김.
일본 외교관 자격으로 1990년부터 여섯 차례나 북한을 방문한 저자가 북한과 일본의 외교 무대 뒤 실무자들의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낸 책이다.
1990년 9월 가네마루 신 전 부총리의 방북부터 1993년 1차 핵 위기, 1994년 김일성 사망, 1998년 나카야마 마사아키 중의원의 방북, 2002년 2차 핵 위기와 6자회담 등 북한과 일본의 벼랑 끝 외교의 뒷얘기를 담담하게 펼쳐놓는다.
인상적인 점은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일본과 달리 북한 측 주요 실무진은 변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북한의 외교 전략에도 큰 변화가 없었고 예측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진지하게 내놓은 저자의 마지막 조언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북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압력과 함께 제재 해제 등 유인 조치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찌 되었든 의사소통을 위해 대화의 루트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르코폴로. 276쪽.
▲ 눈에 보이지 않는 돈의 지도책 = 다리우시 보이치크 지음. 제임스 체셔·올리버 우버티 그림. 윤종은 옮김.
수메르 문명의 점토판에서 시작해 보험업의 탄생, 조세회피처의 비밀, 탄소배출권의 진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등장까지 수천 년 금융의 역사를 망라했다.
싱가포르국립대 지리학부 교수 출신인 저자는 200여명의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과 힘을 합쳐 금융의 속살을 샅샅이 파헤쳤다. 총 1만 2천여 시간이 투여된 대규모 프로젝트의 결실이 바로 이 책이다.
지도 부문 최고 권위상인 영국 왕립지리학회 커스버트 피크상을 수상한 제임스 체셔와 올리버 우버티가 그린 지도와 인포그래픽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문자와 숫자로만 읽을 때는 복잡하기만 했던 금융과 자본의 이야기가 시각 자료를 통해 아주 쉽게 이해된다.
윌북. 232쪽.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