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증권사들이 4분기 국내 경기 둔화 우려와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불안감 등으로, 상장사 10곳 중 6곳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조사 결과, 지난 9월말까지 증권사 3곳 이상이 목표주가를 제시한 281개 종목 중 179개 종목(63.7%)이 하향 조정됐다. 반면 상향 조정된 종목은 100개(35.6%)에 그쳤다. 나머지 2곳은 이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코스피가 국내 경기 둔화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관세 우려에 4분기 들어 5.9% 하락하는 등 증시 전반이 약세를 보이면서 목표주가 하향이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목표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종목은 이수페타시스로,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 9월 말 6만7250원에서 이달 3만3571원으로 50.1% 하락했다.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제이오를 인수한다는 발표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화장품 기업인 씨앤씨인터내셔널은 목표주가가 13만5천원에서 8만6천429원으로 36.0% 낮아져 두 번째로 하향 조정폭이 컸다. 이는 북미 고객사 대상 납품 지연과 중국 법인 매출 감소 등에 3분기 실적이 부진한 데다, 4분기 매출 성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영향을 줬다.

목표주가 하락률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반도체 관련 기업, 3개가 화장품 관련 기업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종은 범용 메모리 수요 부진 등에 수익성 악화 우려가 불거지고, 화장품 업종은 중국 소비 경기 침체와 미국 화장품 수출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 등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4분기 들어 평균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올라간 종목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디어유로, 9월 말 3만3천원에서 이달 4만5천375원으로 37.5% 상향 조정됐다. 이는 중국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 확대가 기대되는 점이 영향을 줬다.

목표주가가 두 번째로 많이 상향된 종목은 유한양행으로 지난 9월 말 12만7천273원에서 이달 17만1천111원으로 34.4% 올랐다.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의 미국 출시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향후 미국 이외 지역에서의 렉라자 출시를 통해 추가 실적 개선에 기대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3위와 4위는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차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35만188원에서 46만1500원으로 32% 상향 조정됐다. 현대로템은 6만3천933원에서 7만9781원으로 25%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