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 기계로봇공학부 이종호 교수팀, '회전 펼침 부착 기술' 성공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위험을 무릅쓰고 추격하지 않아도 교통사고 뺑소니 차량이나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하는 차량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발사하는 동시에 넓게 펼쳐져 달라붙는 접착 기술이 적용된 부착 탄을 원거리에 있는 차량을 향해 발사하면 '발사부착 탄'에 장착된 위치추적기를 통해 차량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24일 기계로봇공학부 이종호 교수 연구팀(조성범 박사·홍창의 박사과정생)이 탄성 접착제를 이용한 기능성 전자기기를 발사해 목표물에 안정적으로 부착·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접착 물질 발사 시 얇고 넓게 펼칠 수 있는 원거리 회전 펼침 부착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접착 물질의 부착 강도와 유지력을 향상하고 접착 물질을 기둥·강철 격자·경사면·돌출 면 등 좁고 울퉁불퉁한 표면에도 밀착시키는 것이 가능하며, 무거운 물체를 매달거나 당겨 봐도 오랫동안 부착 상태가 유지됐다.
특히 위치추적, 무선 모니터링, 구조 활동 등 긴급 현장 활용 가능성을 실험에서도 입증했다.
시속 60km로 주행 중인 차량 후면에 위치추적 장치가 탑재된 발사부착 탄을 발사·부착시켜 실시간 위치 정보를 파악했으며 도심·고속도로·커브길 등 다양한 주행환경에서도 부착 상태가 유지됐다.
또 화재 등 비상 상황 시 무선 카메라가 탑재된 발사부착 탄을 건물 내부 벽과 천장에 안정적으로 발사 부착시켜 건물 내부 전경을 무선으로 모니터링했다.
물리적으로 접근이 어려운 곳이나 이동 중인 차량 등에 최대 10m 거리까지 전자기기를 발사 부착시켜 긴급 상황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호 교수는 "스파이더맨이 거미줄을 발사해 연결하듯 발사부착탄에 끈을 연결한 발사·부착도 가능하게 했는데, 이는 위급 상황에서 구호품을 전달하거나 인명을 구조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강한 접착력을 유지하면서 부착 표면의 손상은 최소화하는 접착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했다"며 "국방 치안 재난 현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찰청의 치안현장맞춤형 연구개발사업(폴리스 랩 2.0)의 지원을 받았으며, GIST-MIT 연구 협력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중견 연구사업에서 일부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 20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