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명분만 찾으려", "좁고 답답"…상대측 깎아내리기 이어져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를 노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24일 각각 홍보관을 열고 조합원 대상 설명회를 개최했다.

내달 18일로 예정된 시공사 결정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양사 관계자들은 상대측이 제출한 계획안에 대해 날 선 비판과 깎아내리기를 서슴지 않아 홍보전이 과열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날 개관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 홍보관은 사업 부지 인근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카페 건물에 꾸려졌다.

삼성물산은 카페 건물의 두 개 층을 임대해 홍보관을 열고 내부에는 소극장 형식으로 된 설명회장과 한남4구역에 제시한 래미안 글로우힐즈 한남의 모형을 갖추고 조합원들을 맞았다.

조합원들은 오전부터 사전에 예약한 시간에 맞춰 홍보관을 찾았다. 첫날인 만큼 예약인원은 정원을 꽉 채웠으며 설명회에서도 쉴 새 없이 질문이 나왔다.

조합원들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설명회장 분위기도 달아오른 모습이었다.

특히 삼성물산은 발표회에서 현대건설과의 차이점을 조목조목 비교하며 자사의 시공 계획이 현대건설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책임 준공 확약의 진실'이라는 발표에서는 조합과 시공자 간 분쟁 시 삼성물산은 최종 해결 전까지 조합원의 해석을 우선하지만, 현대건설은 사유가 있으면 시공자 해석이 우선한다고 주장했다.

공사 일시 정지에 관해서도 삼성물산은 '어떠한 경우에도 공사를 정지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시공자 책임이 없으면 공사를 정지할 수 있다'는 현대건설의 계획안을 제시해 비교가 이뤄지도록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사업부지 인근의 도로 설치 계획과 관련해 현대건설과 비교하는 질문이 나오자 삼성물산 관계자는 "현대건설에서 계속 수주할 명분을 삼기 위해 조합원을 가스라이팅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추가 공사비 발생 여부와 관련해선 "현대건설에서 자꾸 조건에 따라 공사비를 올리느니 내리느니 하는데 저희는 이미 확정으로 다 공지했고, 오히려 (남는 공사비는) 정산해서 조합에 돌려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삼성물산 홍보관과 약 100ｍ 떨어진 곳에 홍보용 가건물을 새웠다. 입구에는 방문객들을 위한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성탄절 콘셉트로 꾸민 정원 앞에 산타 복장을 한 직원을 배치해 손님을 맞이했다.

카페 건물을 두 개 층을 임대한 삼성물산과 달리 홍보관의 규모와 분위기에서부터 경쟁사에 밀리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현대건설도 설명회 초반부터 삼성물산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남4구역과 상관없는 경쟁사의 네거티브가 아닌 현대와 삼성의 제안서로 판단해 달라"면서 "삼성물산은 자신들의 제안서 내용보다 현대건설의 다른 사업장에 대한 네거티브만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연 그것이 조합원이 삼성물산에 바랐던 '현대를 경쟁 상대로 더 잘해오길' 원했던 내용이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진 본격 발표에서도 삼성의 설계안에 대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강북 아파트', '좁고 답답한 35개 동' 등으로 비판을 이어갔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다음 달 18일 전까지 총 4차례 합동설명회를 진행한다.

조합은 다음 달 18일 총회를 개최하고 최종 시공사를 결정한다.

oh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