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배우 이준혁이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 자신만의 연기력으로 독보적인 매력을 가진 서동재 캐릭터를 완성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황하정 김상원 극본, 박건호 연출)는 스폰 검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고픈 청주지검 서동재와 지난날의 과오를 들춰내는 이홍건설 대표 남완성의 진흙탕 싸움을 그린 작품이다.
‘좋거나 나쁜 동재’는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비밀의 숲'의 스핀오프 드라마로서 해당 작품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서동재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준혁은 ‘비밀의 숲’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 서동재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는 동재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선과 느낌을 토대로 미워할 수 없는, 애증의 동재 모습을 표현했고, 이를 통해 이준혁은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얻었다.
지난달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준혁과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이날 이준혁은 종영 소감과 더불어 자신의 연기 커리어 및 향후 배우 활동에 대해 유쾌하면서도 진중함이 가득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같은 동료 업자들이 많이 조언 해주셔서 다음 작품에도 소신껏 독한 작품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것 같아요. (웃음) ‘좋거나 나쁜 동재’가 참 마니악하고 독특한 작품인데 저와 취향이 맞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그리고 독특한 드라마라고 생각해서 좋았어요. 서동재를 좋아해 주신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려요.”
사진 제공=에이스팩토리‘좋거나 나쁜 동재’는 많은 인기를 얻은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의 스핀오프 드라마이다. 해당 작품에는 '비밀의 숲' 시즌1(2017), 시즌2(2020)를 모두 집필한 이수연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으며, '비밀의 숲' 시리즈를 함께했던 황하정, 김상원 작가가 집필, 박건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러한 유수 작가진들과 이준혁은 작품 회의를 끊임없이 진행하며 스핀오프 드라마만의 차별화를 선보이고자 노력했다.
“이번 ‘좋거나 나쁜 동재’ 대본의 경우 회의를 하면서 만들어갔고, 시작부터 ‘새로워야 한다’는 것에 주력했어요. 새롭지 않으면 별로라고 생각했거든요. 기존 동재를 떠나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고, 드라마 장르에서도 다양한 걸 시도할 수 있었어요. 말도 안 되는 걸 받아주기가 쉽지 않은데 제작진 측에서 수용해 줘서 고마웠죠. 이수연 작가님의 멋진 파워가 이렇게 잘 만들어 주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작품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해요. 작가님과 엄청난 전우애가 생겼어요. 촬영 내내 계속 회의하면서 함께 만들어갔죠. 무척 고마웠고 너무 멋있는 동료라는 걸 느꼈어요.”
서동재 캐릭터는 ‘비밀의 숲’에서 ‘느그 동재’ 등의 애칭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러한 서동재를 이준혁은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 아내 앞에서 무릎 꿇는 짠한 남편의 모습부터, 남완성(박성웅)에 맞서 진실을 파헤치려는 강단 있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대리만족이 되고, ‘비밀의 숲’ 때와는 뻔하지 않은 인물이라서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처음에 서동재 역을 제안받았을 때, 회사와 갈등이 있었어요. (웃음) 당시에 회사는 이 롤 자체가 밉상에 비중이 작으니 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차별화된 매력의 캐릭터라서 제가 하고 싶다고 밀어붙였죠. 결과적으로는 잘 됐어요. (웃음)”
그렇다면 이준혁은 이번 ‘좋거나 나쁜 동재’의 서동재 모습 중 어떠한 부분을 차별화 두려 노력했을까.
“‘비밀의 숲’ 1,2편에서 서동재는 악인으로서 수행해야 하는, 기능적인 모습이 많았어요. 감춰져 있었죠. 그래서 약간의 답답함이 있긴 했어요. 하지만 이번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 서동재는 속내를 다 드러내요. 훨씬 더 확장되어 있고, 드러난 동재를 표현하다 보니까 상대방 연기에 다 반응해 줄 수 있었어요. 약간 연기하는 것이 재즈 같았죠. 박성웅 선배가 화내는 연기 할 때, 저도 그 볼륨에 맞춰서 화를 낼 수 있었고, 상대가 교묘하게 연기하면 제가 더 교묘하게 연기할 수 있는, 상대방의 연기에 따라서 저도 더 확장된 연기를 할 수 있었어요.”
이준혁은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 배우 박성웅과 대립하는 구도를 그렸다. 그는 박성웅과 쫓고 쫓기는 심리전과 액션신을 선보이며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견인했고, 이 두 사람의 거친 연기 호흡은 작품의 큰 매력 포인트로 자리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남완성 캐릭터를 성웅 형이 해줘서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형 덕분에 동재가 더 살아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완성이 더 교활할 거라 예상했는데 성웅 형이 동재의 더러운 성격을 확장해 줬어요. 욕은 다 애드리브였어요. 면전에 애드리브를 하는데 형이 다 받아주셨죠. 완전히 열려계시더라고요. 너무 유쾌하게 잘 즐겨주셨어요.”
지난 2007년 그룹 타이푼 뮤직비디오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이준혁은 이후 배우로 활동하며 영화 ‘언니’, ‘신과 함께’ 시리즈, ‘서울의 봄’, 드라마 ‘60일의 지정 생존자’, ‘비밀의 숲’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왔다. 특히 그는 강렬한 장르물에 주로 출연해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이러한 이준혁은 차기작으로 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 출연해 한지민과 로맨스 연기 호흡을 맞춘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장르물이 아닌 멜로를 연기함에 따라 그가 새롭게 선보일 연기 변신에 기대가 모인다.
“저의 커리어를 쭉 보면 항상 피, 시체가 나오는 그런 장르물들을 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로맨스 작품을 하게 되면서 제 커리어에 가장 큰 변주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항상 독특한 작품들을 해서 독특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멜로를 하게 되면서 제 필모그래피가 독특해졌죠. 시체가 없고, 피도 없고, 저한테는 신선한 세계처럼 느껴져요. 이러한 세계에서 연기하는 제 모습을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요. 살인사건도 폭력도 없는 이런 대본이 문득 신기하더라고요. 제대로 오래 하는 첫 로맨스물이에요. 실패해 보더라도 뭘 해보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