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작년의 5배 수준…오늘은 시민이 꾸미는 대형트리 선사
(김포=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남북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던 경기 김포의 야트막한 봉우리 애기봉이 관광 명소로 조명받고 있다.
21일 경기도 김포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애기봉 방문객은 2만1천97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천598명의 5배 수준이다.
주말에는 애기봉 방문객이 하루 입장 허용 인원인 2천명을 넘어서면서 입장권이 매진되기도 했다.
접경지로 북한과 불과 1.4㎞ 떨어진 애기봉은 지난달 29일 스타벅스 김포애기봉생태공원점 개점을 계기로 방문객이 급증했다.
접경지에 문을 연 스타벅스를 두고 AP통신, 로이터 통신, CNN 등 외신은 "조용한 북한 마을을 조망하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면서 주목했고, 국내외 방문객들은 다른 곳에서 접하기 힘든 이색 경험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과거 북한이 애기봉을 상대로 포격 위협을 하면서 시민들이 방문을 기피하던 때와는 상반된 분위기다.
애기봉에서는 1971년부터 매년 연말이면 높이 18m 철탑을 크리스마스트리로 꾸며 점등했고, 북한은 이를 '대북 선전시설물'로 규정하면서 철거를 요구하다가 2010년에는 포격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시설 노후화 등을 이유로 2014년 철탑을 철거했으나 보수성향 단체들이 성탄 트리 복구를 추진하면서 진보성향 단체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애기봉은 과거 남북 분쟁과 이념 갈등을 상징하는 어두운 접경지역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젊고 따뜻한 안보 관광지로 탈바꿈했다"며 "애기봉으로 김포시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포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날 오후에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전망대로 올라가는 탐방로에 성탄 트리 모양으로 조명 시설을 설치해 선보일 계획이다.
김포시는 지난해 처음으로 성탄 트리 형태의 조명을 연출했으며 이번에는 LED 조명등을 든 시민들이 탐방로를 산책하면서 직접 트리 오너먼트(장식물)가 되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김포시는 애기봉에 문화·예술 행사와 국제회의를 위한 복합문화시설을 신축하고,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등 거점 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올해 트리는 열심히 살아온 시민들이 직접 오너먼트가 돼 빛을 낼 것"이라며 "애기봉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초대형 트리 속을 산책하는 뜻깊은 경험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인들이 애기봉에서 분단의 아픔과 접경지의 긴장이 아닌 따뜻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소통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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