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3년 동안 포수 골든글러브는 양의지와 강민호가 양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1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 또는 양의지(37·두산 베어스)였다.
강민호는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로 옮기고, 양의지는 두산, NC 다이노스, 다시 두산으로 오가면서 13년 동안 포수 골든글러브 양분했다.
부러움 섞인 눈으로 둘을 바라보던 박동원(34·LG 트윈스)이 2024년에는 생애 첫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을 꿈꾼다.
박동원은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2024 컴투스프로야구 리얼글러브 어워드'(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포수'로 뽑혔다.
약 820명의 프로야구 동료가 '수비'에 중점을 둔 투표에서 박동원은 포수 중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리얼글러브 수상이다.
시상식이 끝나고 만난 박동원은 "나는 강민호 선배에게 투표했다"며 "사실 나는 수비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수다. 동료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를 뽑아줘 정말 고맙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팬이 박동원을 '공격형 포수'라고 불렀다.
박동원은 2년 연속 프로야구 동료들에게 '가장 뛰어난 수비를 펼친 포수'로 인정받으며 '공수에 능한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첫 골든글러브 수상도 넘본다.
마침 양의지가 포수 골든글러브 후보 선정 기준 이닝(720이닝)을 채우지 못해 경쟁자 한 명이 줄었다.
양의지는 올해 부상 탓에 포수로 608⅓이닝만 출전했다.
박동원은 "KBO리그에서 뛰는 모든 선수가 골든글러브 수상을 원한다. 나도 그렇다"며 "정규시즌 막판에 양의지 선배가 포수 골든글러브 후보에서 제외된다는 걸 알았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골든글러브를 향한 박동원의 갈망을 확인할 수 있는 비화도 있다.
박동원은 "정규시즌 중에 강민호 선배에게 농담으로 '나, 골든글러브 한 번 받게 해달라'고 말했다. 당시 민호 형이 '나는 한국시리즈에 갈 테니, 골든글러브는 네가 받아라'라고 답했다"며 "민호 형이 올해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니, 골든글러브는 내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날 박동원과 베스트 배터리를 함께 수상한 LG 토종 에이스 임찬규는 "KBO리그에 좋은 포수가 많지만, 올해는 박동원 선배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자격을 갖췄다고 확신한다"고 팀 선배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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