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우승한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세계선수권대회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차준환은 1일 경기도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4 KB금융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 겸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싱글에서 최종 총점 264.59점을 받아 우승했다.
2위 서민규(244.23점·경신고), 3위 이시형(240.66점·고려대)을 20점 넘게 따돌려 국내 최강자임을 재확인했다.
차준환은 내년 초 중요한 대회를 줄줄이 치른다.
우선 1월 2∼5일 2025-2026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겸해 열리는 제79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약 일주일 뒤인 13일부터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2025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 출전한다.
2월 중순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나서고 같은달 19∼23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2025 국제빙상연맹(ISU) 사대륙 선수권대회에서 국내 팬들과 다시 만난다.
이어 3월 말에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참가한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차준환은 "대회마다 의미가 남다르지만, 세계선수권대회가 2026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과 직결됐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8년 만에 열리는 동계 아시안게임에 처음 참가한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세계선수권대회를 당장 생각하기보다는 (내년 1월에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겸해 열리는)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오른쪽 발목 통증으로 2024-2025 ISU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을 기권한 차준환은 그동안 통증 관리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차준환은 "지난 10월 그랑프리 2차 대회를 앞두고도 통증이 많이 올라온 상태였는데, 대회를 포기할 수 없어서 주사 치료를 병행하고 있었다"며 "5차 대회에도 참가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너무 나빠지고 통증도 심해지는 바람에 프리스케이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이 대회를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훈련보다는 회복에 집중하려고 했다"며 "이제는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잘 회복하고 훈련을 이어 나가면 다시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케이트화 문제도 안고 있다는 차준환은 "첫날 공식 연습 때 아예 새 스케이트를 시도했지만 아무래도 경기 직전이기도 하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 같아서 지난 종합선수권 때 신던 스케이트로 돌아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2위에 오른 서민규(경신고)는 "많은 분이 오셔서 응원해주셔서 정말 좋다. 메달도 따게 돼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서민규는 오는 5일부터 프랑스 그레노블에서 열리는 2024-2025 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한다.
서민규는 "두 대회를 연달아 참가하는 게 처음이라 조금 떨리기도 하지만, 다르게 보면 새로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3위 이시형은 "지난해엔 부상 때문에 성적이 좋지 못해 아쉬웠고 은퇴도 생각했는데, 올해는 내가 직접 짠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구성으로 괜찮은 성적을 내고 메달도 따서 기쁘다"고 말했다.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에도 출전하는 이시형은 "대학생들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만큼 더 시니어스러운 대회인 것 같다"며 "더 여유롭고 성숙한 대회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2월 안방에서 열리는 사대륙선수권대회엔 차준환, 김현겸(한광고)과 함께 출전하는 이시형은 "맏형으로서 동생들과 좀 더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끌어주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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