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최종 3차전에 신진서·박정환 동반 출전
(부산=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한국 바둑의 '히든카드' 김명훈 9단이 농심신라면배에서 파죽의 3연승을 달리면서 '끝판왕' 신진서 9단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김명훈은 11월 30일 부산 호텔농심에서 열린 제26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차전(5∼9국) 5국에서 중국의 강호 판팅위 9단에게 불계승을 거뒀다.
지난 9월 중국 지린성 옌지에서 열린 대회 1차전(1∼4국)에서 중국의 커제 9단과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을 물리쳤던 김명훈은 2차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며 3연승을 달렸다.
김명훈의 활약 속에 한국은 우승 경쟁에서 중국과 일본보다 한발 앞서게 됐다.
중국과 일본이 3명의 주자를 남겼으나 한국은 김명훈을 비롯해 신진서·박정환·신민준 4명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9국까지 열리는 부산시리즈에서 김명훈이 패하더라도 한 명의 주자만 더 출전하면 된다.
즉, 내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최종 3차전(10∼14국)에 한국 랭킹 1·2위인 신진서와 박정환이 동반 출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홍민표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은 "김명훈이 3연승 활약을 펼치면서 선수들을 아낄 수 있게 됐다"며 "신진서와 박정환이 2차전에 출전하지 않는 것은 확정됐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한중일 국가대항전인 농심신라면배 22회 대회부터 올 초 끝난 25회 대회까지 신진서가 '원맨쇼'를 펼친 데 힘입어 4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22회 대회에서 막판 5연승으로 한국의 역전 우승을 견인한 신진서는 23회 대회 때도 혼자 4연승을 거뒀다.
24회 때는 최종전만 출전해 승리했지만 25회 때는 초유의 '끝내기 6연승'을 거뒀다.
특히 신진서는 22회와 23회, 25회 대회 때 상하이의 최종 3차전에 혼자 출전해 분투를 펼쳐야 했다.
신진서가 한 판이라도 지면 한국이 곧바로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농심배에서는 김명환이 3연승을 거두면서 신진서는 큰 짐을 덜게 됐다.
지난달 29일 대표선수들과 함께 부산으로 내려온 신진서는 "혹시 내가 2차전에 나갈지도 몰라 준비 중"이라고 밝혔으나 그럴 상황은 아예 사라졌다.
김명훈이 3연승에서 멈추더라도 한국은 내년 2월 상하이 최종 3차전에 '원투펀치'인 신진서와 박정환이 함께 출전해 대회 5연패를 노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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