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종식 후 여가문화 확산…통행세·주차료 폐지도 한몫
(장성=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천년고찰 백양사와 고운 단풍을 품은 전남 장성 백암산이 반세기 만에 연간 관광객 100만명을 넘는 국립공원에 이름을 올랐다.
1일 국립공원공단에 따르면 내장산국립공원 백암사무소의 올해 탐방객 수가 지난달 24일 기준 109만2천965명을 기록 중이다.
1971년 내장산이 우리나라 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남부 권역에 속한 백암산(백양사) 지구의 연간 탐방객 100만명 돌파는 올해가 53년 만에 처음이다.
최근 3년간 백암산 지구를 다녀간 탐방객은 2021년 70만2천299명, 2022년 70만3천627명, 지난해 88만522명 등으로 집계됐다.
국립공원공단과 전남 장성군은 코로나19 종식 후 여가문화 확산과 함께 통행료 및 주차료 폐지가 탐방객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과 장성군은 올해 6월 백양사 일원 주차장 4곳(총 978대 규모)을 전면 무료로 개방했다.
주차장을 개방한 6월 1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탐방객 수는 70만6천361명으로 올해 전체의 64.6%를 차지했다.
지난 3년간 같은 기간에는 2021년 50만8천936명, 2022년 45만6천281명, 지난해 57만7천677명 등이 백양사 일원을 찾았다.
국립공원공단과 장성군이 백양사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한 배경에는 문화재 관람료 폐지가 있다.
전국의 국립공원 내 주요 사찰들은 1970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사라진 이후에도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소위 통행세를 걷어왔다.
일부 사찰이 문화재의 근처에도 가지 않는 등산객에게까지 징수하면서 통행세는 수십 년간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통행세 논란은 지난해 5월 문화재보호법 개정 시행으로 종결됐으나, 백양사의 경우 승용차 기준 1대당 5천원인 주차요금으로 국립공원 탐방객들에 대한 징수가 지속됐다.
국립공원공단이 사찰에 맡겼던 주차장 운영권을 돌려받고, 장성군이 토지 소유주에게 연간 총 1억4천만원의 사용료를 지급하면서 백양사 일원을 찾는 탐방객은 비용 없이 국립공원을 누리게 됐다.
캠핑카와 대형차 등의 '알박기', 국립공원 내 '차박' 등 주차장 개방 이후 우려했던 무질서 행위는 공단의 단속으로 지금까지 없었다.
장성군 관계자는 "백양사 주차장의 무료화가 새로운 관광 시대를 열 것이라는 기대가 현실화하고 있다. 국립공원 탐방객 증가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