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펜 "월요일까지 시간 있어"…정부에 추가 양보 요구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야당에 한발 양보했지만 극우 진영은 정부를 계속 압박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28일(현지시간)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서 극우 국민연합(RN)이 반대하던 전력소비 세금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또 저소득 근로자를 고용한 기업에 제공되던 사회보험료 면제 혜택도 중단하려 했으나 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의 반대에 부딪혀 이 계획도 포기했다.
바르니에 총리가 RN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건 하원 내 예산안 처리에 협조를 얻기 위해서다.
RN은 바르니에 총리가 받아들인 두 가지 조건 외에 최소 연금 인상, 약품 환급 축소 계획 철회 등 4가지 주요 '레드라인'을 제시하며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하원에서 불신임안 투표를 강행하겠다고 경고했다.
RN이 좌파 연합과 합세해 정부 불신임 투표를 밀어붙인다면 바르니에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
바르니에 총리는 이를 막기 위해 예산안 수정에 나섰으나 르펜 대표는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르펜 대표는 일간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내주 월요일까지는 시간이 있다"고 최후통첩하면 정부의 추가 양보를 얻어내겠다고 했다.
특히 바르니에 총리가 RN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에서 가장 큰 집단의 레드라인을 고려하는 것이 민주주의에서 부끄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에 대한) 경멸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면 숨을 필요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바르니에 총리는 르펜 대표의 압박에 29일 "내가 듣는 유일한 최후통첩은 노동자, 엔지니어, 농부들이 내게 하는 말"이라며 국가의 안정을 위해 자리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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