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기이한 동물들 이야기…'왠지 익숙한 나를 닮은 동물 사전'

연합뉴스 2024-11-30 00:00:54

나는 평온하게 죽고 싶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왠지 익숙한 나를 닮은 동물 사전 = 요안나 바그니에프스카 지음. 제니퍼 스미스 그림·만화. 김은영 옮김.

먹고 사는 데 있어 누구에게나 고달픈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요즘은 음식이 넘쳐나는 시대지만,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보릿고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연례 고난 중 하나였다.

인간만 배고픔을 겪는 건 아니다. 허기(虛飢)가 몰고 온 동물들의 수난은 더 크다. 어떨 때는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먹이가 부족한 시기가 찾아오면 전갈붙이는 새끼들을 위해 자기 몸을 희생한다.

어미는 둥지를 떠나 집게발 같은 촉수를 들어 올리고 새끼들에게 자신을 먹이로 내어준다. 새끼들이 공격해도 어미는 가만히 서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새끼들은 외골격이 가장 얇은 관절을 노리며 문자 그대로 어미를 쪽쪽 빨아먹는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 종 수는 대략 1억6천만 종 정도. 동물학자인 저자가 이처럼 수많은 동물 사이에서 신기한 이야기를 선별해 묶었다. 위협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수면 위 2m까지 활공이 가능한 오징어, 형제 살해에 나서는 나스카부비새 새끼, 암컷의 몸과 융합되는 수컷 초롱아귀, 싫은 수컷을 보면 죽은 척하는 암컷 별박이왕잠자리 등 다양하고 기이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윌북. 340쪽.

▲ 나는 평온하게 죽고 싶습니다 = 송병기·김호성 지음.

말기 돌봄과 죽음의 현실을 고민하는 의료인류학자와 의사의 대화를 담았다.

저자들은 공간, 음식, 말기 진단, 증상, 돌봄, 애도 등 6개 키워드를 주제로 2년여에 걸쳐 대담을 나눴고, 이를 바탕으로 책을 엮었다.

저자들은 호스피스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제도와 시스템적 특징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또한 의사와 환자의 관계 설정 문제, 호스피스의 윤리적 난점도 들춰본다.

프시케의숲. 408쪽.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