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협상 '난항'…'생산규제' 뺀 의장 선택지 제시(종합)

연합뉴스 2024-11-29 18:00:24

종료 이틀 앞두고도 지지부진…의장 제안문 2가지 공개

최대 쟁점 생산규제 두고 '글로벌 목표 설정'과 '협약서 제외' 선택

시민단체 연합 "각국 대표단 적극적으로 나서야"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종료를 이틀 앞둔 부산 플라스틱 오염 종식 국제협약 마지막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의장이 최대 쟁점인 '플라스틱 생산 규제' 내용을 포함하지 않는 선택지를 내놨다.

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정부 간 협상위원회를 이끄는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이 29일 내놓은 새 '제안문'을 보면 최대 쟁점인 '1차 플라스틱 폴리머'(화석연료에서 추출한 플라스틱 원료)에 대해 2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자신이 내놓은 제안문 6장(공급과 지속가능한 생산)에 '첫 번째 협약 당사국 총회 때 1차 플라스틱 폴리머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 목표를 담은 부속서(annex)를 채택한다'고 규정하는 방안이다.

당사국은 목표를 준수하기 위해 플라스틱 전(全) 주기에 대해 조처를 취하고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수입·수출량을 보고해야 한다는 조항도 첫 번째 선택지에 담겼다.

또 다른 선택지는 이 6장을 아예 협약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글로벌 감축목표를 설정하자는 이른바 '플라스틱 소비·피해국'과 생산 규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산유국을 비롯한 '플라스틱 생산국'의 입장을 모두 반영한 것이다.

앞서 의장이 협상 촉진용으로 내놓은 문서인 '논페이퍼'에는 구체적인 문안 없이 6장에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쳐 1차 플라스틱 폴리머의 생산과 소비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공급을 관리할 필요성을 인정하는 내용을 넣을 수 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5일 부산에서 시작한 5차 협상위는 다음 달 1일 종료된다.

그러나 쟁점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약을 법적 효력이 있는 문서로 다듬는 '법률초안작성그룹'(LDG)에 전달된 문구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협상 자체가 더딘 셈이다.

플라스틱 협상회의 막바지

AFP통신에 따르면 발비디에소 의장은 전날 각국 대표단에 "솔직히 말하면 협상이 너무 느리게 진전되고 있다"며 "속도를 눈에 띄게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일부 정부대표단은 느린 협상 속도에 우려를 표했다"며 "일부 (쟁점에 대한) 협상은 과거에 논의됐음에도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협상위는 이날 오후 7시 전체회의를 열어 쟁점을 다시 논의한다.

협상 옵서버(참관인)인 풀뿌리연대,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플라스틱추방연대(BFFP), 국제환경법센터(CIEL), 세계자연기금(WWF) 등 환경단체들은 이날 오전 협상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에 속도를 내라고 거듭 촉구했다.

옵서버 단체들은 "플라스틱 협약을 만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각국 대표단은 이 중요한 시간에도 지지부진한 태도로 일관하며 플라스틱 오염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표단들에 부족한 것은 올바른 행동을 실천하려는 결단력과 2년 전 세계와 약속한 협약을 실현하려는 의지"라며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포함한 강력한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별도 입장문에서 발비디에소 의장이 새로 내놓은 제안문에 대해 '글로벌 감축목표'를 마련하는 방안이 담긴 점을 거론하면서 "이는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려는 모든 국가가 반드시 지켜야 할 마지노선"이라고 강조했다.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