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 지저스로 출연
'유다' 백형훈 "'슈퍼스타'는 질문 던지는 작품"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어렸을 때부터 예수를 사랑했습니다. 이 사람은 반역자, 혁명가에 어울리지 않나요. 인생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면서도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었어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이하 '슈퍼스타')에서 '지저스'로 출연 중인 배우 마이클 리가 2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 역이어서 부담이 된다"면서도 "'거룩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해서 더 현실적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슈퍼스타'는 지저스(예수)의 생애 마지막 일주일을 다룬 뮤지컬이다. 1971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무대에 오른 뒤 50년이 넘게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7일부터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 중이다. 2004년 초연 이후 이번이 국내 여섯번째 무대다.
마이클 리는 국내 무대로는 네 번째로 '슈퍼스타'에 출연했다. 고등학생 시절 빌라도 역을 시작으로 2000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시몬 역할을 맡는 등 이 작품과 인연이 깊다.
그는 "항상 할 때마다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너무 좋다"며 "24년 전 브로드웨이에서 할 때는 막내였는데 지금은 (내가) 제일 선배 배우"라고 미소를 지었다.
천주교 신자이기도 한 마이클 리는 "세계적인 문제가 많이 생겨났고 그래서 약자들에게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무거운 마음이었다"며 "하느님(신)과 대화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슈퍼스타'를 만들어 나갔다"고 말했다.
유다는 지저스의 열두 제자 중 한명으로 성서의 내용대로 지저스를 배신한다. '당신은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희생했는가'라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등 예수에 맞서기도 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유다' 역을 맡은 백형훈은 "'슈퍼스타'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며 "유다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배신자의 행동으로 보이기도 하는 등 여러 해석을 할 수 있게끔 (연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 속 유다의 감정이 "기본적으로 그분(지저스)에 대한 사랑"이라며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고, 굶는 사람들을 먹여주고…(예수가) 하는 행동과 걸어온 발자취를 (유다가) 사랑한 것으로 생각하며 연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배우들은 연말을 앞두고 쏟아지는 뮤지컬 대작들 가운데 '슈퍼스타'를 봐야 하는 이유로 음악을 꼽았다. '슈퍼스타'에는 세계적인 작사가 팀 라이스와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참여했다.
마이클 리는 "최고의 이야기를 최고의 음악으로 진행한다"며 "이번 시즌은 가장 좋게 '들을 수 있는' 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백형훈도 "동서고금 막론하고 고음의 향연을 싫어하는 데는 없다고 본다"며 "고음을 잘 낸다고 노래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자부심을 갖는 건 음악적인 완성도나 편곡, 배우들이 (단순히) 소화하는 것 이상으로 해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내년 1월 12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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