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이란이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6천여대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통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IAEA의 대외비 보고서에 이런 내용이 실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IAEA 이사회는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할 사찰에 협조토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21일 통과시켰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하려는 목적이 평화적 이용이며 핵무기 생산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서방측은 이를 믿지 않고 있다.
핵무기용 우라늄 235의 순도가 약 90%인데, 평화적 이용을 위해서라면 이란이 하는 것처럼 우라늄 235의 순도를 60% 수준까지 높일 이유가 없으며 핵무기 보유 국가 말고는 그렇게 한 적이 없었다는 게 서방측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새로 도입할 원심분리기들로 농축하려는 우라늄 235의 순도를 5% 수준으로 적었다.
이는 이란이 이미 생산하고 있는 60% 순도보다는 한참 낮은 것이다.
이란이 '5% 순도'를 내세운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유럽 국가들과 이견을 해소해보려는 유화적 제스처로 볼 수 있다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다만 시설과 우라늄 원료가 있으면 농축 수준은 나중에 쉽게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이란은 나탄즈, 포르도 등 지하 공장 2곳과 나탄즈 지상 시범공장 1곳에 1만여대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이미 설치했다.
IAEA 보고서에 나온 계획에 따르면 이란은 각각이 원심분리기 160여대로 구성된 '캐스케이드'를 32개 추가로 설치하고, 고성능 IR-6 원심분리기 1천152대로 구성된 대형 캐스케이드를 하나 추가할 예정이다.
이란은 포르도 공장에 이미 설치해둔 IR-6 캐스케이드 8대에 우라늄을 넣어 농축 과정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통보했으나, 아직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으며 IAEA도 아직은 미실행 상태임을 검증했다.
포르도 공장은 산을 뚫고 만든 시설이라는 점에서 특히 IAEA의 집중적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
이란이 60% 순도로 우라늄 235를 농축하는 시설은 포르도의 지하공장과 나탄즈의 지상 시범공장 등 2곳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나탄즈 지하공장에 IR-2m 원심분리기로 구성된 캐스케이드 18개 중 마지막 2개의 설치를 마무리했으며, 이를 모두 가동할 계획이다.
다만 이달 26일 IAEA 검증 결과 아직 가동이 시작되지는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란은 또 나탄즈 지하공장에 각각이 IR-4 원심분리기 166대로 구성된 캐스케이드 18개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이란은 IR-6 원심분리기 1천152대로 구성된 대형 캐스케이드를 나탄즈의 지상 시범공장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용 캐스케이드 중 중 가장 대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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