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100억원대 배임과 허위 광고 등 혐의로 구속됐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홍 전 회장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홍 전 회장에 대한 혐의는 여러 가지다. 먼저 상장법인인 남양유업을 운영하면서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거래 중간에 불필요하게 끼워 넣어 회사에 1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납품업체들로부터 거래 대가로 수십억 원을 수수하고,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납품업체 대표를 회사 감사로 임명한 뒤 급여를 되돌려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이 납품업체 공급단가를 20% 높여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을 포착했으며, 횡령과 배임수재 혐의액을 각각 수십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이 ‘불가리스’ 유제품에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고 허위 광고하는 데도 가담했다고 보고 관련 혐의를 영장에 적시했다. 이와 관련해 증거 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적용됐다.
아울러 검찰은 홍 전 회장 가족들이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도 확인했다. 홍 전 회장이 동생의 광고 회사에 돈을 빼돌린 혐의, 사촌 동생을 납품업체에 위장 취업시켜 허위 급여를 타냈다는 것이다.
홍 전 회장과 함께 배임수재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남양유업 연구소장 역시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그는 연구소장 재직 당시 차명 법인을 만들어 납품업체로부터 거래 대가로 약 5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에 대해 홍 회장 측 관계자는 본지에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전 회장은 지난 2021년 ‘불가리스 코로나19 논란’을 책임지고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이후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지분 53%를 한앤컴퍼니에 팔기로 했다가 이를 번복했으며, 올해 1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결국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
새 경영진은 지난 8월 홍 전 회장과 전직 임직원 3명을 특경법 횡령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고소했다. 남양유업이 횡령 등으로 고소한 금액은 201억원이다. 남양유업은 또 회사 소유였다가 홍 전 회장 측으로 이전된 고가의 미술품을 인도받기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