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서바이얼 게임이다...'적자 지속' 카카오페이증권 사업 다각화 분주

데일리한국 2024-11-29 10:45:00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 사진=카카오페이증권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 사진=카카오페이증권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해외주식 위탁매매 서비스에 주력했던 카카오페이증권이 사업 영역을 확장해 연금저축 등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해외주식 투자자를 두고 토스증권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것과는 달리 여러 분야에서의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카카오페이증권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25일 연금저축 서비스를 출시했다. 납입금액의 일부를 연말정산 세액공제로 돌려 받을 수 있는 연금저축인 만큼 연말정산 시즌을 맞아 카카오페이증권이 적절한 시기에 출시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독보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활용해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회사는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앱에 탑재된 '연금' 메뉴를 통해 연금저축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위해 UI와 UX를 최적화하고 모바일 사용성을 강화해 진입장벽을 낮췄다. 또 연금저축 서비스 후발주자인 만큼 계좌 이전 절차도 간소화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카카오페이증권은 정인영 전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를 투자금융그룹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시했다. 정 그룹장은 카카오페이증권에서 IB 업무를 총괄하고 신규 프로덕트 및 사업 기획을 지원한다. 정 그룹장은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 시절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서비스인 '핀트'를 제작, 출시했다.

이처럼 최근 카카오페이증권의 움직임은 기존 증권사와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당초 카카오페이증권은 신생 인터넷증권사인 만큼 리테일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회사의 출범과 함께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주식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5%로 적용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타사들도 경쟁적으로 해외주식 투자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카카오페이증권만의 강점이 희석됐다. 회사는 주식모으기 서비스나 펀드 판매 등을 제공해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넓혔으나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은 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3% 줄었으나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인터넷증권 1년 후배인 토스증권이 해외주식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 더욱 대비됐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3분기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양호한 성적을 거두면서 지난해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그뿐만 아니라 올 3분기 영업이익 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배 성장했다.

토스증권은 올해 들어서도 해외 투자와 관련한 서비스를 더욱 확장했다. 지난 7월 개인 투자자 대상 실시간 해외 채권 거래 서비스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으며,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토스증권은 미국 법인을 통해 현지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등과 협업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체 리서치센터를 오픈했는데, 토스증권 연구원들이 직접 미국에 가서 겪은 내용들을 리포트로 제공 중이다.

이같은 토스증권의 해외 투자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실적 격차로 인해 카카오페이증권은 돌파구로 기존 증권사들과 같이 IB, WM 등 사업영역 전반의 경쟁력을 다지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달부터 미국 주식 온라인 매매수수료율을 기존 0.07%에서 0.1%로 인상하면서 해외 투자 관련 리테일 경쟁에서 사실상 발을 뺐다. 해외주식 리테일 시장에서는 꾸준히 수수료율 경쟁 중으로 0.07%~0.09% 수준으로 경쟁사들이 내세우고 있어 0.1% 수수료율로는 투자자들을 잡아두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어 이번에 연금저축 서비스를 오픈하고 IB 담당 임원을 영입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서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이 IB와 연금저축 등에 나서면서 본격적으로 기존 증권사들과 경쟁하게 되는 것 같다"라며 "회사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보여주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해 입지를 다져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