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데일리한국 최수학 기자] 남진 ‘빈잔’, 최진희 ‘사랑의 미로’, 조용필 ‘상처’, 이문세 ‘붉은 노을’ , 김현식 ‘사랑했어요’, 구창모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신승훈 ‘보이지 않는 사랑’.
주옥같은 이들 음악의 공통점은 1980년대를 군림한 한 천재 음악가의 손을 거쳤다는 점이다.
JTV전주방송이 대중음악가 고(故) 김명곤(1952~2001)을 재조명하는 라디오 다큐멘터리를 12월 1일 방송한다. ‘슈퍼노바-김명곤’(JTV 매직FM / 16시~18시).
‘소멸의 찰나, 엄청난 에너지로 수많은 별들에게 빛을 전하는 ‘슈퍼노바’처럼 마흔아홉 짧은 음악의 생을 불태운 김명곤은 작곡, 편곡, 연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전설로 통한다.
특히 편곡은 그의 재능이 가장 빛난 분야다. 명반으로 꼽히는 이문세 전성기 앨범을 비롯해 구창모, 김현식, 나미, 신승훈, 소방차 등 당대 슈퍼스타의 탄생 배경엔 항상 그의 마법이 있었다.
기획과 연출을 맡은 송의성 프로듀서는 “완성한 곡의 양도 놀랍지만, 김명곤을 기억해야 할 더 큰 이유는 한국 음악의 사운드 수준을 격상시켰기 때문”이라며 “한국 대중음악의 레전드라 불리는 이들은 그의 음악적 성취를 직접 증언함과 동시에 고인에게 빚진 마음과 그리움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반면 그에 대한 정보는 희박하고 왜곡된 경우도 많다. 송 PD는 1,300여 곡에 달하는 그의 작곡·편곡 작품을 분석했고, 지난 3년 동안 그의 가족, 친지, 친구, 동료 등을 만나 궤적을 쫓았다. 마치 유물을 발굴하듯 완성한 이 다큐멘터리는 제대로 정리된 적 없는 김명곤의 음악세계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첫 시도이기에 의미가 크다고 송 PD는 설명했다.
내레이션은 김명곤에 대한 존경을 표하며 가수 주현미가 맡았다. 제작 과정에서 발굴된 그의 미발표 유작들도 이번 방송을 통해 최초 공개된다.
송 PD는 “신중현이 음악의 지평을 열었고, 김민기가 가사와 메시지로 통했다면 연주·작곡·편곡 등 사운드를 격상시킨 장본인은 단연 김명곤이다”면서 “시각 자료의 부족으로 라디오 다큐멘터리를 선택했지만 앞으로 김명곤의 친필 악보 등 그의 유산을 토대로 신개념 아카이브형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