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KB손해보험이 날벼락을 맞았다. 2024~25시즌 남은 기간 동안 홈구장이었던 의정부체육관을 사용할 수 없다. 천장 붕괴 우려 때문이다. 졸지에 떠돌이 신세로 전락하게 됐다.
KB손해보험 배구단은 28일 “의정부체육관의 안전상 문제로 2024~25시즌 잔여 홈 경기를 치를 체육관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의정부체육관. ⓒKOVO의정부시는 최근 의정부체육관에 시설물안전법에 따른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진단 결과, 경기장 구조부재 처짐 및 내력저하에 따른 적설 하중에 대한 각별한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의정부시는 28일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체육관 폐쇄를 결정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의정부체육관을 찾는 시민과 KB배구단 팬들의 안전을 고려하여 불가피하게 체육관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구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의정부시에서 (의정부체육관에 대한) 안전진단을 했다. 천장이 내려앉아서 눈이 내리면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며 "폐쇄 명령이 내려졌고 (KB손해보험에게) 통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말 충격적인 일이다. 2024~25시즌 KB손해보험은 5번이나 홈경기를 치렀다. 구조물이 단시간에 내려앉을 위험에 처했을 리는 없다. 즉, 올 시즌 KB손해보험 경기를 보러 온 팬들은 붕괴 위험에 노출됐었던 상황이었다.
이는 KB손해보험팬, 프로배구를 즐기는 팬들에게 상처를 준 것이나 다름 없다. 언제 무너질지 모를 경기장에서 응원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충격이다. 더불어 앞으로 배구 경기장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전망이다.
안전진단 결과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비시즌에 모두 마무리했어야 한다. 결과가 다 나오지 않았다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홈경기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배구팬들과 선수, 감독들의 안전을 확보했어야 한다. 하지만 결과는 시즌 중 체육관 폐쇄였고 배구팬들에게 아픔을 줬다.
이제 KB손해보험은 새로운 경기장을 찾아야 한다. 일단 12월1일 OK저축은행과의 2라운드 경기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중립경기나 마찬가지다. 의정부와 인천 사이의 거리가 꽤 멀기 때문이다.
물론 KB손해보험은 본인들의 연고지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KB손해보험은 28일 “발 빠르게 대체 경기장을 물색하고 있다”며 “남은 홈 경기는 의정부시 및 경기 북부지역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프로배구 경기가 가능한 체육관을 대관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의정부에서 홈경기를 치르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경기 북부에서 홈경기를 펼치지 못한다면 KB손해보험의 연고지 색깔도 옅어진다.
더불어 좌석이 충분히 확보된 경기장에서 홈경기를 치를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만약 좌석도 충분하지 않다면 이는 프로 경기라고 볼 수도 없다. KB손해보험 팬들은 졸지에 홈경기를 즐길 권리도 잃어버리게 된다.
프로배구 V리그가 20주년을 맞이한 2024~25시즌. 그런데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졸지에 홈경기장에서 쫓겨난 구단이 생겼다. V리그에 아픈 역사를 남긴 의정부체육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