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곳곳 부러지고 찢어지고…폭설에 천연기념물 나무도 피해

연합뉴스 2024-11-29 00:00:43

'서울 재동 백송' 등 피해 발생…덕수궁·창덕궁·창경궁 관람 중단

천연기념물 '서울 재동 백송' 피해 모습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틀째 많은 눈이 내리면서 국가유산에서도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27∼28일 내린 눈으로 '서울 재동 백송'을 비롯해 천연기념물 총 3건에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 안에 있는 재동 백송은 연이어 내린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길이가 3∼8m에 이르는 가지 5곳이 찢어지거나 부러졌다.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재동 백송은 약 600살 정도로 추정된다.

흔히 볼 수 없는 희귀한 소나무 종으로 다른 백송에 비해 모양이 좋고 크기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폭설로 피해를 봤다.

현재 부러진 부분을 응급 처치하고 쌓인 눈을 치운 상태다.

천연기념물 '서울 재동 백송' 피해 모습

국무총리 공관 안에 있는 천연기념물 '서울 삼청동 측백나무' 역시 이틀째 내린 눈으로 길이가 4∼8m에 달하는 가지 6곳이 부러지거나 꺾였다.

나이가 약 300살 정도로 추정되는 측백나무는 조선 후기 태화궁(현재 국무총리 공관)을 지을 때 궁 안으로 옮겨 심은 것으로 전하는 나무다.

조선 제22대 임금인 정조(재위 1776∼1800)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와 그의 부인 혜경궁 홍씨의 무덤인 화성 융릉에서는 개비자나무의 가지 일부가 부러졌다.

부러진 가지는 직경이 15㎝, 길이가 2.5m로, 현재 응급 처치를 마친 상태다.

천연기념물 '서울 삼청동 측백나무' 피해 모습

국가유산청은 "식물수리기술자와 현장을 조사한 뒤, 나무 윗부분에 쌓인 눈을 제거하고 상처 난 부위를 치료했다"며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설로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궁궐과 조선 왕릉 관람도 제한되고 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28일 오전부터 별도 공지를 할 때까지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종묘, 조선왕릉 관람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궁·능 관람 변경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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