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원게시판 내홍, '특검 연계설'로 번져…친윤 "해당 행위"(종합)

연합뉴스 2024-11-28 19:00:21

한동훈, '특검 반대 단일대오' 질문에 "며칠 전 말로 대신" 비켜가

'도돌이표 공방 자제' 목소리…추경호 "차분히 상황 지켜보자" 제안

당원 게시판 논란 충돌 '계속?'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이 연일 이어지며 내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내내 계속돼 온 게시판 논란은 다음 달 10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여당 이탈표'의 주요 변수로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여권의 소모적 논쟁이 이어지며 정작 필요한 쇄신 논의는 실종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친윤(윤석열)계인 권성동 의원은 28일 보수 진영 외곽조직인 '새로운미래준비위원회'(새미준)의 정기세미나 강연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권 의원은 "한 대표나 그 가족 명의로 1천건에 가까운 의견이 게시판에 올라왔는데 그러면 당심이 왜곡된다"며 "가족이 글을 올렸는지, 제삼자가 가족 이름으로 올렸냐를 알려달란 것이지, 대통령을 비판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가 지난 25일 "대통령 비판 글을 누가 썼는지 색출하라는 것은 그 자체가 황당한 소리"라며 "익명 당원 게시판에서 당연히 대통령이든 당 대표든 비판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한 대표는 회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거론하지 않은 채 "민주당 이재명 대표 선고의 1막이 어떻게 보면 끝난 것 같다"며 "우리가 변화와 쇄신을 더 실천해야 할 때다. 구체적으로 잘 챙기겠다"고 밝혔다.

관심이 모였던 이 대표 공직선거법 및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마무리되고, 여당이 관련 반사이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 갈등을 자제하고 당 쇄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관련 '여당이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나'라는 질문에 "며칠 전 드린 말씀으로 대신하겠다"며 비켜 갔다.

한 대표는 지난 26일 관련 질문에도 "그건 제가 지금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말을 아낀 바 있다.

앞서 야당이 주도하는 김 여사 특검법 대안으로 '특별감찰관 추진' 요구를 관철하며 특검법 반대를 명확히 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류가 바뀐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언론은 한 대표가 최근 가까운 의원들에게 '당 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해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는데, 한 대표는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른바 '명태균 사건'으로 당이 압수수색도 당하는 등 검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지 않느냐"며 "다음 달 예정된 특검법 재표결 때 여론 지형이 어떻게 형성될지 모르니 분위기를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서는 친한계의 이런 기류와 관련해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한 대표에 대한 해명 요구가 커지자 엉뚱하게 특검법 이탈표 가능성을 흘리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키우는 모습이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원 게시판을 둘러싼 갈등으로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친한계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게시판 문제를 김 여사 특검과 연계시키는 것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당 내부에서는 불필요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당분간 여기에 관한 공개 발언이나 논쟁을 자제하자"며 "차분히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친한계와 친윤계가 20일 넘게 도돌이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일단 봉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한기호·고동진 의원도 당 소속 의원 단체대화방에 '당원 게시판에는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지 않느냐'며 '이제 논쟁을 끝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chaewon@yna.co.kr